현대미술가들이 사막으로 떠난다. 돈키호테 조각으로 이름이 난 성동훈(40) 씨가 국내외 작가 6명과 함께 10월 15일부터 열흘간 미국 사막으로 작품여행을 떠난다. 물질 중심의 현대사회에서 미술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 극한의 환경인 사막에 내동댕이 쳐지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체험하기 위해서란다. 작업방식은 서부 데스벨리를 시작으로 그랜드 캐년에 이르기까지 3군데 지역을 캠핑카로 옮겨 다니며 한 장소에서 3일내 1~2점을 완성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며 진행된다. '국제 사막아트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출발하는 이번 여행은 3개년 프로젝트 중 1단계.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사막을 거쳐 2008년에는 몽고 사막으로 장소를 옮겨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1차 여행이 끝난 후 11월에는 뉴욕 한국문화원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각각 전시도 열 계획이다. 참가한 작가로는 행사를 기획한 성동훈을 비롯해 미국출신 조각가 팀 커티스, 사진작가 박준, 화가 변종군, 코스타리카 출신 화가 로베르토 리자노, 미디어작가 김지영 등이다. 그 밖에 평론가들과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동행한다. 3년전 인도사막을 여행하며 환경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는 그는 "드릴 없이는 작업할 수 없는 조각가가 전기도 안 들어오고 재료라곤 모래와 돌과 마른나무가지 밖에 없는 사막에서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며 "내친 김에 주위 작가들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 일을 꾸미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연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자연을 이용하는 환경미술의 다양한 접근방식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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