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두바이서 신차 발표회… 亞·중동 시장 공략 본격화<br>내년초 유럽·美서도 런칭… 쏘나타와 자존심 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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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두 형제의 자존심을 건 ‘글로벌 승부’가 이제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기아차가 K5 수출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같은 세그먼트인 현대차 쏘나타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서다. 내수시장에서의 라이벌 구도가 글로벌 무대로 옮겨지는 셈이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26일 기아차가 중동 두바이에서 아중동 지역을 상대로 K5 신차발표회를 갖고 판매에 돌입했다고 1일 밝혔다.
미국ㆍ중국 및 유럽 등 거대시장보다 아중동 지역에서 제일 먼저 공식 론칭 행사를 가진 데는 이 지역 판매실적이 전통시장인 유럽과 대등할 만큼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의 전체 수출물량 가운데 이 지역 비중이 지난 9월 현재 14.3%를 차지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K5의 글로벌 행보는 중동을 시작으로 내년 초 유럽과 미국에 이어 내년 3월 중국으로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딜러별로 이미 프리 론칭이 끝난 상태이며 판매가는 쏘나타의 99%, 도요타 캠리의 93%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K5가 글로벌 시장에 본격 투입되면서 패밀리인 현대차 쏘나타와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가장 치열한 세그먼트인 ‘중형세단’ 시장에서 두 차종 간에 ‘카니발라이제이션(시장잠식 효과)’이 우려되고 있다. 제한된 파이를 나눠먹는 상황에서 형제간 판매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YF쏘나타는 중동에 올 초 투입돼 9월까지 3만1,495대를 수출했다. 이제 막 데뷔한 K5는 내년 판매목표를 이 지역 전체 연간 판매대수의 20%가량인 4만대로 잡았다. 연간으로 봤을 때 YF쏘나타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부터 선적되기 시작한 YF쏘나타는 1~9월 미국 시장에서 12만2,724대가 판매됐다. K5는 이 시장에서도 YF쏘나타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목표를 세워놓았다.
역시 관건은 파워트레인이 같은 두 차종을 어떻게 차별화시키는가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가 숙제인 현대차로서는 과다한 인센티브보다 쏘나타 제 값 받기 전략을 통해 고급 이미지를 굳히는 반면 후발주자인 K5로서는 TV광고ㆍ신문지면광고 등 신차 마케팅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록 기아차 재무본부장도 지난달 29일 기아차 기업설명회(IR)에서 “쏘나타와의 시장 잠식이 우려되지만 그건 소비자의 몫”이라며 “K5는 가격ㆍ품질ㆍ디자인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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