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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논쟁 재연 조짐

메릴린치"최악상황 지났다"에 뉴욕주가 급등일부선 "달라진것 없어 내년 하반기나 풀릴 것" 미국 메릴린치 증권사가 1일 "반도체 산업에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선언하고 칩메이커들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 뉴욕증시에 상장된 세계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대다수 월가 증권사들이 반도체에 관한한 비관적인 견해를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증권사인 메릴린치가 조심스런 낙관론을 펼침으로써 지난 4월에 이어 또다시 반도체 경기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메릴린치는 이날 반도체 애널리스트인 조 오샤, 반도체 장비 애널리스트인 브레트 호데스 등을 동원, 미국은 물론 유럽ㆍ아시아의 19개 칩메이커, 반도체 장비회사의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메릴린치는 "반도체 분야를 선별해서 투자해야 한다"며, 휴대전화용 칩, 아날로그 칩,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등의 분야의 전망은 좋지만,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 메이커의 경우 가격인하경쟁으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낙관적 전망으로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1% 폭등, 최근 일주일 동안 20%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나스닥 지수도 41포인트(2%) 상승함으로써 최근 개장 6일중 5일 동안 상승세를 지속했다. 메릴린치는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의 수요가 저점을 지났으며, 공급도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면서 "8월 이후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반도체 회사들의 수익도 점차 개선되며, 주가는 느린 속도이지만, 앞으로 6~12개월 동안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메릴린치는 휴대폰 칩 메이커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비롯, 한국의 삼성전자 및 하이닉스의 경쟁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등의 투자등급을 올리고, 대만의 주요 반도체회사들의 등급도 상향조정했다. 애널리스트 호데스는 "반도체 장비업계의 경기 부진은 내년 중반까지 이어지겠지만, 투자자들은 이런 전망을 이미 주가에 반영했다"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 KLA- 텐코, 노벨러스 시스템스등의 주가가 내년까지 30% 이상 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장 마감 후에 발표된 반도체 장비회사 KLA-텐커는 2분기 주당순이익이 29센트로, 월가의 예상치 23센트를 크게 상회했다고 발표함으로써 메릴린치의 견해를 뒷바침했다. 메릴린치 보고서에 대해 UBS 워벅 등 월가 투자화사들이 동조했으나, 리먼 브러더스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댄 나일은 "별로 달라진게 없다"며 부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았다. 아직 반도체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 펀드매니저들은 "반도체 업체들의 분명한 수익이 보이지 않은채, 애널리스트의 전망만으로 주가를 띄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비관론자들은 반도체 시장이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이며, 아직도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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