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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로 심판하자

선택의 날이 밝았다. 16대 대선은 21세기의 첫 대통령을 뽑는 선거이자 3김 시대의 마감을 고하는 선거다. 과거의 낡은 틀을 버리고 미래를 개척할 지도자를 뽑는 선거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정당과 후보들이 그러한 시대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진 못했으나 여러 부문에서 상당한 가능성은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선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양강체제로 치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민노당의 권영길 후보가 TV토론을 통해 제3의 후보로서 정치적 입지를 확보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는 선거 막판에 행정수도 이전과 북한핵문제가 제기돼 두 후보간에 정책의 차별화가 이뤄진 것과 함께 미디어 선거시대에서 정책선거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부산ㆍ경남출신의 노무현 후보와 충청출신의 이회창 후보가 출신지 보다 타 지역의 인기를 바탕으로 선거를 치른 것 또한 출신지역을 지지기반으로 했던 3김 정치에 비하면 크게 진일보한 것이다. 선거부정의 측면에서도 분위기 개선이 현저했다. 무엇보다 수십만 명의 인파가 동원된 세 과시 유세가 없어진 것은 큰 진전이었다. 유세장ㆍ관광지 마다 넘쳐나던 선거행락 인파가 사라진 것이나, 돈봉투나 향응으로 유권자를 매수하는 금권선거사례도 현저하게 줄었다. 폭로ㆍ비방전이나 지역감정조장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과거처럼 원색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런 시도들이 맥을 추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정당들의 근거 없는 비방전에 대해 유권자들은 냉소로 반응했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역연해지자 정당들은 준비했던 폭로ㆍ비방 전략을 폐기처분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처럼 바뀐 선거 분위기 속에서 각 후보진영의 선거전략도 전파 인쇄 인터넷 등 미디어 선거로 대체됐다. 특히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정보화 시대를 실감케 할 정도로 다양했다. 다만 제도가 미비한 관계로 인터넷선거운동에서 불법행위가 가장 심했던 것은 앞으로 보완돼야 할 부분이다. 3차례에 걸친 TV토론은 토론의 내용과 방법에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지적됐음에도 유권자에게 판단의 기준을 제공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선거문화가 여기서 조금만 더 진전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정책선거ㆍ공명선거의 전통을 세울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가능해 졌다. 선거문화의 개선을 가져온 것은 전적으로 유권자들의 힘이다. 그처럼 현명한 유권자가 선택한 대통령은 누가되든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선택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고,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할 것이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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