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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 쇼핑명소답게 변해야한다

『재래시장서 정기 세일 한다구요? 기간 지나도 세일가격 그대로 받던데요』(광고디자이너 J씨·동대문)『세일할 필요 있습니까. 평소에도 말하면 깎아주는데』(회사원 K씨·사당동)16일 밤 동대문시장의 대형 패션몰에서 만난 사람들의 말이다. 지난해 웬만한 백화점을 웃도는 판매고를 기록하고 「수출 기지」, 「외국인 쇼핑의 명소」로 부상하고 있는 동대문시장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동대문 시장에서는 카드가 있으면 오히려 불편하다. 대다수의 쇼핑몰에서 카드를 받지않은 점포가 과반수를 넘는다. 적극적으로 카드사용을 권장해 카드받는 가게가 80%를 넘었다고 하는 M상가의 경우도 구매총액 4만원대 미만은 카드결제가 안된다. 젊은이 상대 저가 의류 전문매장으로 손님구매액이 2만~ 3만원이 대부분인데 4만원 이하는 안된다는 것은 사실상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가격표시 부문에 대해서 고객들은 더욱 할말이 많다. 일반적으로 제품에 가격표를 붙이지 않기 때문이다. 주인이 부르고 손님이 깎아달라고 하면 다시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형태로 거래가 이뤄진다. 그래서 세일을 한다고 하면 오히려 당황스럽다. 현재 M상가와 D상가가 20~30%씩 세일을 실시하고 있다. 동대문을 찾는 고객들의 짜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무료 물품교환대가 있다고 하지만 채 한평도 안돼 언제나 물건으로 가득차 있다. 옷을 갈아입기위해서는 한층에 3~ 4개 어설프게 마련해 놓은 탈의실 앞에서 장사진을 이뤄야한다. 쇼핑하다 지쳐 쉬고 싶을때도 마땅한 곳이 없어 화장실옆 계단에 쪼그리고 앉기 일쑤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국인 쇼핑객을 위한 편의시설은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다. 동대문시장을 찾는 외국인은 하루 2,500여명. 관광객도 있지만 일본, 대만, 홍콩, 중국, 러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의 도·소매상인 이들의 연간 구매액은 12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영어·러시아어는 물론 일본어 통역조차 없다. 한달에 1~2번은 이곳을 찾는다는 K씨(회사원)는 『이제 동대문시장이 외국인의 관광명소나 패션수출기지가 될 정도로 성장했다』면서 『그러나 이들 고객을 단골로 만들기위해서는 세심한 것 하나까지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석기자VB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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