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한다. 7일 SK그룹 측은 “지난 5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최태원 회장이 제안한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에 대한 연구를 마치고 최근 전 계열사가 시나리오 경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에 SK가 도입한 ‘시나리오 플래닝’은 기업경영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변수를 감안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각각 마련해놓은 뒤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기법이다. 각종 대내외 변수의 변화가 지금처럼 빠른 시기에는 단순히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는 식의 경영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SK의 판단. 보다 정교한 경영을 펼쳐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한 배경이다. 그룹 측은 “시나리오 경영은 최 회장이 2008~2010년에 해당하는 3차 투비(to be) 모델의 세부 실행전략으로 제시했다”면서 “현재 SK에너지ㆍSK텔레콤ㆍSK네트웍스 등 전 계열사의 사업부 단위까지 자세한 시나리오와 대응방법을 구성해 실행에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SK에너지를 예로 들자면 환율ㆍ유가ㆍ수급 등 기본적인 것 외에도 산유국의 입장, 경쟁사의 신증설, 신재생에너지 발전속도 등 외에 고유가로 인한 소비자의 고통 같은 감정적인 면까지 고려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면서 “이를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그룹 측은 이번 새 경영기법 도입에 최근의 성장정체를 돌파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지도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신사업 실패의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어 한층 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도전이 없으면 실패도 없지만 성공도 없는 만큼 시나리오 경영을 바탕으로 최대한 과감하게 신사업에 도전하라는 게 최 회장의 뜻”이라고 전했다. 한편 SK그룹은 2002~2004년 계열사의 생존을 목표로 한 1차 투비 모델을 설정해 성공한 뒤 2005~2007년에는 각사가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의 2차 투비 모델을 목표로 경영을 펼쳤었다. 올해부터 2010년에 해당하는 3차 투비 모델은 ‘본격적인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번에 도입한 시나리오 플래닝 기법은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이다. 그룹 측은 “최 회장은 2000년 ‘이제는 그룹 단위의 성장전략에 한계가 있다’며 ‘수펙스2000’ 경영기법을 제시했고 2002년에는 이를 보다 구체화시킨 ‘투비 모델’ 기법을 제시했다”면서 “이번 시나리오 플래닝 도입은 최 회장의 경영기법이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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