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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일문일답] “정치자금구조 전모 밝히되 제도개혁 방향으로 수사를”
입력2003-11-02 00:00:00
수정
2003.11.02 00:00:00
박동석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청와대 춘추관에 들러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선자금에 대한 검찰수사, 한나라당이 제출한 특검문제 등 최근의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과 문답.
-한나라당의 3개 특검법안 국회 제출에 대한 입장은.
▲앞으로 대선자금 수사를 통해 정치자금의 전모를 구조적으로 국민들이 이해하게 하고 그것을 토대로 해 정치자금 제도에 근본적 개혁이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수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생각은 검찰이 멈칫거리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소신껏 수사하되, 한두건의 자금수수 또는 뇌물에 그치지 말고 적어도 국민들이 정치자금의 구조적인 윤곽을 전면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이 정치개혁의 어떤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수사가 되길 바란다. 제 측근 의혹에 대한 문제는 국회에서 결의해서 보내면 기꺼이 수용하겠다. 다만 국회에서 조금 다듬어 보내주면 좋겠다.
-정국 상황이 정리돼 나가는 것이 아니라 산만스럽게 진행되고 있는데 대한 생각은.
▲수사 확대 전망이 있고, 그러면서 정치권도 흔들리고, 기업도 불안해 하고, 또 국민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은데, 저는 국민들이 지금까지 바라온 대로 이번에 정치자금 전모를 드러내자, 그렇게 수사를 깔끔하게 하면 혼란스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럴 때 기업인들이 줄줄이 조사받고 경제가 혼란스럽지 않겠느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자금에 한정해 수사하고, 수사를 정치권에서 먼저 시작하면 기업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되리라 생각한다.
-현 상태에서 재신임 국민투표 강행의지가 유효한가.
▲유효하다. 다만 발표 이후에 여러가지 정치적 상황들이 진행돼 왔기 때문에 시기 문제는 실제로 다시 검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아닌가 싶다. 오늘은 `유효하다` 여기까지만 하자.
-대선자금 수사가 기성 정치인을 퇴출하고 새로운 정당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수사가 내 뜻에 의해 시작되지 않았다. 내 뜻대로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 시대의 흐름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 하필이면 나도 상처가 많이 나고 아픈 사건부터 먼저 터지는 걸 보고 `이게 시운인가보다, 이 시대 우리가 거역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하고 이 사건을 받아 들인다. 나도 많이 아프다.
-대통령이 말한 정치자금 중에 총선자금, 당내 경선자금도 포함되나.
▲의미있는 범위까지 다 하는게 좋다. 대선자금이라면 적어도 후보가 결정되고부터 아니겠느냐. 후보가 결정된 이후의 정당자금과 선거자금 전체를 밝히면 대선과 관련한 정치자금의 전모는 구조적으로 다 드러나게 돼 있다. `총선자금까지 다 뒤지자` 이 단계에서 말하기 어렵다. 현재로선 대선자금까지 불거졌으니까 대선자금의 전모를 밝히는게 적절하지 않겠느냐고 본다.
-검찰 수사나 특검에 앞서 대통령이 민주당 자금을 공개할 생각은.
▲지금 검찰이 수사를 열심히 하는데 공개하는 것이 우습지 않겠느냐. 또 경우에 따라서 우리쪽만 먼저 밝히면 검찰에 대해 무슨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겠나. 그래서 지금은 `공개다, 고해성사`다 할게 아니라 검찰 수사에 적극 협력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대국민 사과했는데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사과할 용의가 있는가.
▲대선자금에 관한 나의 입장은 수사가 정리되고 난 뒤 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지금 왈가왈부하는 것이 모두 수사와 상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수사가 끝난 뒤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
-기업도 협조해야 하나.
▲이렇게 된 마당에 기업도 협력해야 한다. 대선자금 전모를 밝히는데 기업 장부를 들쑤시고 다니지 않아도 가능하다. 정당이 버거우니까 검찰이 정당에 대해서는 `장부를 보자`고 못하는 것 아니냐. 그래서 기업에 가서 장부를 보자고 하는 것이다. 중앙당, 지구당 장부부터 보면 기업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히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기업이나 경제인도 이번 수사로 다시는 이런 수사를 안받는다고 하면 어느 정도 고통스러워도 감수하지 않겠느냐. 한번 치르고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기업인들도 어느 정도 협력하리라 생각한다.
-기업은 처벌이 전제될 경우 속일 수 있는데.
▲수사를 비자금 전체로 확대하지 말고 정치자금에 한해서만 수사하자. 그리고 구체적인 대가를 갖고 주고받은 뇌물이라면 모르나 그 외 일반 정치자금 내지 보험성 정치자금이라면 기업에 대해 한번 사면하고 넘어가자는 제안을 할 용의를 갖고 있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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