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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그린기술] <2> 녹조류와 미생물로 만드는 그린에너지

"진정한 친환경 에너지" 차세대 바이오연료 급부상<br>● 녹조류 바이오디젤- 물·햇빛만 있으면 생산 가능 美 솔릭스사 이미 상용화<br>● 유전자 변형 미생물 연료- 탄화수소 연료와 성분 유사 기존 엔진·인프라 사용 가능

최근 들어 녹조류나 미생물을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얻는 진정한 의미의 그린에너지가 급부상하고 있다


석유, 석탄 등 환경오염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는 하드에너지와 달리 환경을 더럽히지 않는 자연의 청정에너지를 그린에너지라고 한다. 이 같은 점에서 바이오연료 역시 대표적인 그린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옥수수, 사탕수수, 밀, 보리, 콩 등의 곡물이나 유지(油脂)작물을 이용해 만드는 바이오연료는 식량공급 차질 및 이로 인한 가격앙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대규모 산림을 개발하는 것은 사막화 현상과 지구온난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곡물이나 유지작물이 아닌 녹조류 또는 미생물을 이용해 만든 바이오연료가 진정한 그린기술의 결과물이자 그린에너지의 첨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에어리튬 배터리, 풍력저장소, 지하발전소, 바이오연료 등 포스트 석유시대를 이끌 차세대 에너지원을 소개했다. 에어리튬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현재의 배터리 용량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제기된 것이다. 지금의 배터리로는 한 번 충전에 40마일 밖에 가지 못한다는 것. 이의 대안으로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가를 올리고는 있지만 값이 비싸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에어리튬 배터리의 기본 콘셉트는 공기 중의 산소로 배터리를 충전한다는 것으로 대단히 획기적이다. 여기에 풍력저장소, 지하발전소 등의 차세대 에너지원이 기술적으로 성공한다면 전 세계 에너지 기상도는 혁신적으로 변할 것이다. 하지만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그만큼 상용화에 따른 어려움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바이오연료가 현재는 물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 번째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바이오연료의 연소를 통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식물이 성장을 위해 이전 몇 해 동안 대기 중에서 끌어다 쓴 것과 같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실질적인 증가는 없다는 얘기다. 두 번째는 물과 온도 조건만 맞으면 지구 어느 곳에서나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원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기존 에너지 관련 시설이나 체제를 바꾸지 않고 단지 연료를 대체하는 것만으로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바이오연료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로 대변되는 바이오연료는 옥수수, 사탕수수, 밀, 보리, 콩 등의 곡물이나 유지(油脂)작물을 연료로 전환하는 것인 만큼 식량공급 차질 및 이로 인한 가격앙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브라질에서는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농지확보 차원에서 아마존 산림을 무차별 개발, 사막화 현상과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식량공급에 문제를 일으키고 산림을 훼손하는 바이오연료 생산은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녹조류(綠藻類)나 미생물을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얻는 진정한 의미의 그린에너지가 급부상하고 있다. 녹조류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 석유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 후보로서 녹조류는 다소 생소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녹조류는 분명 연료로서의 자질이 있다. 광합성 과정에서 지방성분의 식물성 오일을 생산해내기 때문이다. 사실 녹조류는 식물성 오일을 얻을 수 있는 여타 유지작물에 비해 특별한 장점이 있다. 콩이나 유채꽃 등은 온도, 습도, 그리고 토질과 같은 환경적 조건이 맞아야 생장이 가능하다. 반면 녹조류는 햇빛과 물, 그리고 이산화탄소만 있으면 된다. 좁은 공간에서도 급속도로 번식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재배할 수 있다. 바이오디젤의 원료로서 녹조류가 갖는 메리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현재 미국에서 자동차가 소비하는 가솔린과 디젤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매년 22조2,460억ℓ의 바이오디젤이 필요하다. 콩을 가지고 이를 충당하려면 무려 12억1,400만 헥타르의 재배공간이 필요하며, 유채꽃의 경우에는 4억 헥타르의 땅을 더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녹조류는 3,844만 헥타르만 있으면 되며, 땅이 비옥할 필요도 없다. 미국 콜로라도 주 포트 콜린스에 있는 솔릭스 바이오퓨얼스는 보트리오코커스 브라우니라는 녹조류를 이용해 바이오디젤을 만들고 있다. 녹조류는 외부환경과의 접촉 없이 폐쇄공간에서 빛과 이산화탄소를 공급해주는 폐쇄형 광-바이오 반응기를 통해 재배된다. 이는 바이오디젤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녹조류 재배단지가 위치한 토지나 수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좁은 공간에서 많은 녹조류를 재배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녹조류에서 바이오디젤을 추출하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우선 녹조류를 재배, 지방을 축적시킨다. 녹조류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온도를 높이거나 영양소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가한다. 녹조류는 영양분이 부족하면 생존을 위해 지방성분을 추가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지방이 축적되면 녹조류를 수확해 분쇄한다. 그리고 메탄올 등의 용매를 사용해 수용성 단백질과 당분 등을 제거하고 지방성분만 분리한다. 이 같은 상태에서 용매를 가열해 증발시키면 순수한 지방성분만 남게 된다. 마지막으로 전이(轉移) 에스테르화라는 화학공정을 거쳐 바이오디젤로 전환하게 된다. 솔릭스의 브라이언 윌슨 최고기술경영자(CTO)는 "녹조류에는 약 70%에 가까운 지방성분이 함유돼 있다"면서 "이를 화학공정을 통해 바이오디젤로 전환하면 1에이커 당 최대 5만3,000 갤런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녹조류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산물이 발생한다"면서 "분쇄된 녹조류는 동물사료, 카본 하이드레이트는 바이오플라스틱 제조에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솔릭스는 현재 콜로라도 주 남부 인디언 보호구역에 1만2,000평 규모의 파일럿 시설을 건립하고 있다. 조안나 모네 부사장은 "최근 메이저 정유회사들도 녹조류를 이용한 바이오디젤 생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솔릭스는 오는 2012년까지 연간 500만 갤런 이상의 바이오디젤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생물 이용해 바이오연료 생산 일부에서는 유전자를 미생물에 접목시키는 유전공학을 이용,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파이프라인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현재 운용되고 있는 인프라로는 보낼 수 없다. 또한 미국에서 생산되는 모든 옥수수에서 바이오에탄올을 채취한다고 해도 연간 사용되는 5,510억ℓ의 가솔린 중 12%만 대체할 수 있다. 게다가 바이오에탄올은 에너지 밀도 역시 낮다. 물론 식물의 줄기와 가지 등 셀룰로오스를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대량으로 생산하려면 여러 가지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생물을 이용해 가솔린, 디젤, 제트유 등의 탄화수소계 연료와 유사한 바이오연료를 만들어 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에머리빌에 있는 아미리스 바이오테크놀로지스가 대표 주자. 아미리스는 현재 유전자 변형된 대장균을 이용해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상용화를 앞둔 상태다. 메커니즘은 이렇다. 우선 다양한 유기체에서 채취해 온 유전자를 대장균에 접목시키고, 어떤 유전적 형질을 가진 대장균이 가장 효율적으로 당분을 바이오연료로 바꾸는지 관찰한다. 그런 다음 가장 우수한 종을 대규모로 번식시킨다. 유전자 변형 대장균은 식물에서 추출한 당분을 소화시키고, 배설물로 탄화수소를 배출한다. 배출된 탄화수소의 분자 종류에 따라 정제작업을 거쳐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것. 이렇게 생산된 바이오연료는 기존의 가솔린, 디젤, 제트유 등과 혼합해 사용할 수 있다. 탄화수소계 연료와 성분이 유사해 별도의 정제공정 없이 기존 엔진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추가적인 인프라 투자 없이 기존의 파이프라인을 이용해 주유소에 보급할 수 있다. 에너지로서의 효용성 또한 높다. 일례로 기존 제트유는 빙점이 영하 40℃에 불과한데 비해 유전자 변형된 대장균으로 만든 바이오연료는 영하 57℃다. 일반적으로 빙점이 낮으면 항공기가 더 높은 고도에서 비행할 수 있으며, 극지를 비롯한 혹한지역에서도 연료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적다. 아미리스의 존 메로 최고경영자(CEO)는 "실험실 연구 수준에 머물고 있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아미리스는 대량생산 기능을 갖추고 있다"면서 "오는 2015년까지 연간 10억 갤런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미리스의 바이오연료는 기존 탄화수소계 연료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미국이 매일 수입하는 2,000만 배럴의 석유를 대체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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