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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당선자 경제 직접 챙기기 왜 나왔나] 인수과정 갈등무마 개혁고삐 죄기
입력2003-01-13 00:00:00
수정
2003.01.13 00:00:00
권홍우 기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를 직접 챙기기로 한 것은 보다 적극적으로 국정 현안을 다루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국정 장악을 앞당겨 정권 인수 과정에서 불거지는 갈등을 최소화해 `노무현 개혁`을 강력히 추진한다는 메시지다.
특히 일부 정부부처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갈등, 재계의 연속된 반발,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설 등이 노 당선자로 하여금 이런 결심을 굳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노 당선자가 직접 경제 현안을 챙길 경우 경제개혁에 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골격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그에 따라 새 정부 정책방향에 대한 오해와 마찰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부처와 재계는 노 당선자의 이런 입장에 대해 두 가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혁의 강도가 거세질 것이라는 불안과 혼란기의 교통정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기대감이 뒤섞여 있는 것. 때문에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이어질 노 당선자에 대한 국정보고가 관심을 끌고 있다. 노 당선자가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국정현안을 직접 챙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수작업 빨라진다=노 당선자가 국정의 전면에 나서는 것은 예상보다 빠르다고 볼 수 있다. 당초 노 당선자 진영의 정권인수에 관한 기본입장은 충분한 시간을 둔다는 것이었다. 노 당선자의 측근은 “16대 대통령선거가 민주당의 조직이나 당의 이념보다는 노 당선자의 개인적 이미지와 역량으로 치뤄졌지만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민주당 정권의 재집권인데다 노 당선자가 DJ의 업적을 상당부문 인정하고 있어 직접적인 국정참여는 가능한 자제한다는 게 기본정서였다”며 “그러나 국내외여건이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계획을 앞당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인수작업이 그만큼 빨라진다는 얘기다.
◇인수위에 힘 실린다=당장 인수위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인수위 보고과정에서 정부 부처와 새로운 정부와 갈등양상을 빚었던
▲공기업 구조조정
▲비정규직 노동, 노사정위원회 지위격상
▲상속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도입 등의 문제는 인수위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은 지난주말 인수위임명장 수여식에서의 노 당선자의 연설에서도 읽을 수 있다. 노 당선자는 “정부에서 온 보고서를 보면 공약에 나온 정책에 대해 결론을 먼저 제시하는데 이런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결정은 저와 저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 할 것”이라고 강조해 인수위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런 발언이 있은 후에도 전경련 상무의 `사회주의 발언` 파장이 일자 더욱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이 `경제를 집적 챙긴다`로 이어졌다고 풀이된다.
◇무엇부터 챙길까=주목되는 것은 노 당선자가 과연 무엇을 직접 챙길까의 문제다. 먼저 노 당선자의 인사 및 업무스타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 당선자는 신뢰하는 참모에게는 일을 도맡기지만 중요현안에 대해서는 실무자를 능가할 정도로 사안 하나 하나를 공부하고 챙기는 스타일이다.
노 당선자가 직접 다룰 경제현안은 대외 신인도의 유지ㆍ상향과 노동문제라는 두가지로 예상된다. 당선자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유지를 무엇보다 중시하며 스스로 어떤 정치지도자보다 노동문제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노 당선자는 각종 규제와 기업관련이슈를 하루 바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뜯어고칠 것으로 예상된다. 집중투표제와 집단소송제 등도 탄력을 받을 것 같다. 특히 이들 사안은 전경련이 줄기차게 반대해 온 것이어서 정권 초기의 재계 다스리기 차원에서도 강력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인수위는 물론 측근 그룹들이 따로 노사대화합을 위한 별도의 계획을 입안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기업 민영화와 신성장 엔진 발굴ㆍ육성, 은행과 부실기업 구조조정, 시장개방, 빈부격차 해소 등 모든 경제현안에 당선자가 전방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있지만 평소 스타일에 비추어 비현실적으로 평가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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