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새영화] 아메리칸 뷰티
입력2000-02-22 00:00:00
수정
2000.02.22 00:00:00
화사한 장미꽃잎이 너울거리는 환상 이면에 숨겨져 있는 벌레먹은 꿈을 그린 「아메리칸 뷰티」(샘 멘데스 감독)는 미국의 평범한 핵가족과 그안에서 각자 고통을 겪으며 붕괴해가는 구성원들의 이야기다.영화는 『난 반듯한 아빠를 원해. 내 여자친구 넘보며, 팬티에 사정하는 아빠말구! 누군가가 아빨 없애버렸음 좋겠어』라며 부모를 경멸하고 자기혐오에 빠져있는 제인(도라 버치)의 모습을 옆집 소년 리키(웨스 벤틀리)가 숨기는 기색도 없이 비디오 카메라에 담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뭐가 보이니?』라는 제인의 물음에 『아름다움』이라고 답하며.
장면이 바뀌어 『내 이름은 레스터 버냄. 여긴 내가 사는 동네며, 여긴 우리 집…. 올해 마흔둘이며, 1년내로 나는 죽는다. 물론 아직 확신은 없다…. 나의 모습이다. 샤워중의 자위! 하루중 가장 짜릿한 순간이며 샤워 뒤론 무기력 뿐이다…』는 내용의 내레이션에서부터 시점의 경계, 삶과 죽음의 경계를 슬쩍 지우며 시작한다.
깔끔한 교외 마을에 사는 버냄가족은 겉보기와는 달리 황폐한 생활의 연속이다. 레스터 버냄(케빈 스페이시)은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가족에게 경멸당하고 회사에선 언제 잘릴지 모르는 신세로 몸도 마음도 망가진 중년. 아내 캐롤린(아네트 베닝)은 성취욕이 매우 강한 부동산중개인이지만 마음먹은대로 되는 이 없다. 백인 중산층 여성의 텅빈 사교적 미소는 맘껏 구사하지만, 팔아야 할 집을 팔지 못하면 자기 뺨을 때리며 울 정도로 성공과 돈벌이에 강박돼 있다. 그러나 버냄은 딸의 친구 안젤라(미나 수바리)에게 욕정을 느끼고, 캐롤린은 부동산계 거물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한심한 부모를 모멸스럽게 바라보던 딸 제인은 이웃집의 소년 리키에게 빠져든다. 이때부터 제인 뿐만아니라 버냄의 삶까지 급작스럽게 변한다.
「아메리칸 뷰티」라는 제목의 뜻은 ▲가장 고급스러운 장미의 이름 ▲금발에 파란 눈, 전형적인 미국미인 ▲ 상에서 느끼는 소박한 아름다움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이 세가지는 영화에 다 나온다. 표면적으로 버냄이 한눈에 반하는 안젤라의 육체적인 모습을 의미하거나 캐롤린이 키우는 최고급의 장미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리키가 존재론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상생활에서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말한다. 「아메리칸 뷰티」는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인간내면의 이중적인 속성을 보여주면서 열린 눈으로 가까이 더 들여다보기만 하면 주변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영화「아메리칸 뷰티」는 이 셋 중 결국 어느것도 얻지 못하고 죽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감각적이고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