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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한의사 시장개방 추진
입력2006-12-17 17:11:51
수정
2006.12.17 17:11:51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국내 한의사 시장의 개방이 추진되고 있다. 국내 한의사 시장이 개방될 경우 중국의 시장 개방 압력도 거세지는 등 한의약계에 지각변동이 올 가능성이 높다.
17일 보건복지부 등 정부에 따르면 한미 FTA 협상에서 우리는 의사와 간호사, 건축사, 수의사 등 17개 전문직종의 양국간 자격 상호 인정을 요구한 반면 미국은 한의사 자격만을 상호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에서 유일하게 자격 상호인증을 요구해온 것이 한의사”라며 “거부할 명분이 약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한의학계는 ‘생존권’을 걸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미국 ‘아시아 의학’ 국내 진출하면=미국에선 ‘한의학’을 아시아 의학, 동양의학이라고 부른다. 미국내 49개 대학에 아시아 의학과가 설치돼 있으며 아시아 의학 관련 의사만도 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한국인 교포 출신이 1만6,000여명, 중국계 출신 중의사가 2만여명이 포함돼 있다. 한의사 시장이 개방될 경우 이들이 사회적 지위가 높고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한 한국행을 대거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국내 한의사 지망생이 입학과 졸업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미국의 대학으로 유학, 자격증을 취득한 뒤 국내로 돌아와 개업하는 길이 열려 교육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보다 중국이 더 걱정=문제는 미국보다도 중국이다. 그 동안 국내에 중의학 진출을 강력히 추진해왔던 중국은 만약 한중 FTA협상이 시도될 경우 한의약 시장 전면 개방과 중의사 양성교육기관 설립 등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간 한의사 자격의 상호인증제가 시행될 경우 중의들의 국내 진출을 막을 명분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한의약계의 관측이다. 중의학이 ‘인해전술’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경우 국내 한의학은 뿌리부터 흔들릴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반면 당장 수익구조가 악화될지라도 한의약의 세계화ㆍ표준화ㆍ규격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우리 한의의 미국ㆍ중국 진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국내 한의약계 “생존권 위협”반발=국내 한의약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국가 중대사인 보건의료정책을 결정할 때 최고 전문가 직능단체인 한의사협회와 긴밀하게 논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일방적인 통보만 하고 있다”며 “모든 수단ㆍ방법을 동원해 저지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회는 또 “상호인정이란 비슷한 여건이 선결된 뒤 상호 ‘윈-윈’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정부는 한건주의를 위해 한의학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고 있협회는 21일께 한미 FTA대책위원회를 구성,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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