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선업계가 해외시장에서 잇따라 수주계약을 따내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선업계의 양대 산맥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프랑스의 넥상스와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등의 글로벌 전선업체를 제치며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 특히 글로벌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선업계의 맏형인 LS전선의 해외 시장 개척이 가장 눈에 띈다. 미국과 유럽, 중동 지역에 이어 올 들어 아시아지역 공략을 강화하며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태국과 베트남에서 각각 2,200만, 1,100만 달러 규모의 통신케이블 공급계약을 체결, 이 지역에서 통신기간망 최대사업자로서의 지위를 확보했다. 또 이 수주계약 성과를 기반으로 주변지역인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으로 공략지역을 확대, 현지 메이저 업체들과 수주계약을 상담하고 있어 조만간 또 다른 수주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LS 해외영업부서 관계자는 "지난 1월에는 미국 코네티컷주 최대 전력회사인 코네티컷 라이트앤파워사가 발주한 5,000만달러 규모의 초고압케이블사업을 따냈다"며 "이 계약으로 향후 5년간 미국 북동부 6개주가 2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송전선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전선도 10여 개 국가에 있는 해외지사와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를 해외시장 진출 확대의 원년으로 삼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최대 목표로까지 내걸었다. 대한전선은 지난해말 호주에서 3,000만 달러의 초고압 턴키프로젝트를 수주한데 이어 올 초 미국에서 6,000만 달러의 초고압 전력 프로젝트와 최근 말레이지아에서 2,800만 달러 규모의 275kV 광복합 초고압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 같은 성과 덕분에 지난해에 해외시장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수출을 달성, 전체 매출 중 40% 이상을 차지했다. 올해는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 전체 매출구조의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2005년11월 베트남 최대 통신업체인 SACOM과 합작해 설립한 베트남 TSC는 지난해 10월 통신공장 완공에 이어, 올 상반기경 전력공장도 완공해 베트남 현지 최대 전선업체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올해 미국시장 공략도 강화할 방침"이라며 "미국법인을 통해 올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차세대 통신ㆍ정보ㆍ엔터테인먼트 관련 포럼 'NXTComm'에 참여하는 등 미국시장에서 입지 강화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영업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진전기와 대원전선, 극동전선 등 후발 업체들도 해외영업부서의 인력을 강화,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극동전선이 해외지사를 설치하거나 대원전선이 해외바이어와의 상담을 늘리는 등 동남아지역과 미국 위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이 포화상태로 LS전선과 대한전선이 그 대안으로 해외시장에 주력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는 게 2군 업체들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며 "이 때문에 2군 업체들이 최근 들어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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