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에너지 소비 관리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자동관리 시스템을 활용하면 전력소비를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고 소비를 줄인 것의 세배만큼 발전을 위한 화석원료 사용이 감소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도 절반가량 감축된다는 논리다. 특히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잠재 감축량은 데이터센터가 현재 소비량의 30%로 가장 많고 빌딩 20%, 산업ㆍ발전과 가정 부문이 각각 15%로 조사돼 데이터센터와 빌딩의 적극적인 에너지 소비 관리가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에너지 관리 전문회사인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지난 4일과 5일 싱가포르 선텍시티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에코스트럭처 출범식을 갖고 "오는 2030년 에너지 수요는 지금보다 두배가량 증가할 것"이라며 "각 나라와 기업이 에너지 소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보다는 에너지 절약 그 자체가 가장 큰 에너지원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화석연료 100단위를 쓰면 3분의1인 33단위만큼의 전기를 얻게 된다. 이에 따라 소비를 33단위만 줄여도 화석연료 100단위만큼을 적게 쓰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은 능동적인 에너지 관리를 통해 부문별로 최대 30%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빌딩 곳곳에 하루 종일 켜져 있는 형광등과 냉난방 기구, 컴퓨터 등만 감안해도 가능할 듯하다. 그러나 전등 불 하나 더 끄기, 점심시간 컴퓨터 끄기 등 수동적인 관리로는 잠재적 절감량의 절반도 줄이지 못하고 전력자동화 관리 시스템을 활용해야 3분의2가량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실제로 1만명의 직원이 골재와 아스팔트 등을 생산하는 영국의 타막서던사는 에너지 자동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전력 사용량을 62%나 낮췄다. 부문별로는 데이터센터ㆍ네트워크의 에너지 사용이 가장 비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는 총 전력 사용량의 8%가량을 차지하는데 최대 30%까지 감축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전체 전력의 41%를 쓰는 빌딩도 현재 소비량의 20%까지 줄일 수 있다. 또 가정과 산업ㆍ발전 부문에서도 각각 15%씩의 전력 사용량 감축이 가능하다. 이처럼 전세계에서 각 부문별로 줄일 수 있는 전력량의 총 규모는 3,033TWh로 우리나라 연간 사용량의 6배를 넘는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망치(BAU) 대비 30% 감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매년 급증하는 소비전력을 감당하기 위해 최근 10년 동안 발전량을 70% 이상 늘리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스튜어트 소로굿 슈나이더일렉트릭 동남아지역 수석 부사장은 "에너지 자동관리 시스템을 이용하면 전력수요 증가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이 관심을 보여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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