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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메일, 결정적 증거 제공하는 효자역할"

변양호·하종선씨 조사때 결정적 증거 제공 '효자役'<br>수사과정 무작위로 압수… 인권침해 논란 가능성도

‘고맙다, e메일(?)’ 전 국민이 일상적으로 쓰는 e메일이 최근 들어 검찰 수사과정에서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는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e메일 수사가 확대되면서 자칫 피의자들의 개인 사생활까지 노출될 가능성이 농후해 또 다른 인권침해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6일 법원과 검찰 등에 따르면 고비를 맞았던 검찰의 외환은행 헐값매각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었던 것은 e메일의 공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외환은행 수사과정에서 ‘외환은행(대주주는 론스타)이 보고펀드에 투자하지 않아 변양호 전 국장이 화났다’는 e메일 내용을 확보,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모종의 로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왔다. 이 e메일은 하종선 현대해상화재보험 대표가 금융권 관계자들에 보낸 수천건의 메일 중의 하나에 포함돼 있던 내용으로,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은 것’에 비유될 정도다. 실제 대검 중수부는 지난 8개월간 외환은행과 론스타의 매각 계약내용을 추적하면서 180만여건의 파일과 e메일, 자문사 서류 등을 면밀히 분석했으며 사건 관련자들의 e메일에서 중요한 단서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올해 3월 론스타코리아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사내 메일 서버 내용을 복제해 e메일을 집중 분석하기도 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주고받은 이 메일의 경우 전화통화와 달리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데다가 수사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작성한 경우가 많아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법원도 e메일을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최근 e메일이 수사ㆍ재판 자료로 제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원래 작성된 메일과 수사 및 재판 절차에서 확보ㆍ제출된 e메일의 동일성 여부를 엄격하게 심사해 증거로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거능력이 부여된다면 해당 e메일은 작성자가 범죄행위와 관련해 수사나 재판을 염두에 두지 않고 당시의 의사나 행위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만큼 경우에 따라서는 수사기관의 진술조서나 법원의 증언보다 증거로서의 가치가 우위에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e메일이 개인 사생활 등을 담고 있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무작위로 압수돼 인권침해 논란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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