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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를 즐겁게] 한국영화 6편 진수성찬 펼쳐졌네



예년보다 긴 추석 연휴, 고향에서 어머니가 차려 주시는 진수성찬만큼이나 연휴 극장가의 ‘상차림’은 풍성하다. 특히 한국영화의 전성기임을 알려주듯 6편이나 되는 우리 영화들이 대기하고 있다. 추석 극장가 상차림은 맛도 다양하다. ‘추석엔 코미디’라는 통념이 증명하듯 코미디영화가 대세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성인취향의 드라마, 뮤지컬, 애니메이션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 라디오스타, 가문의 부활 등 가족과 함께보는 코미디 영화
◇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 풍성 = ‘라디오스타’는 ‘왕의 남자’로 1,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 오랫동안 영화 관객들과 만나온 박중훈, 안성기 콤비가 뭉쳐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한물간 가수지만 아직도 자신은 스타라고 굳게 믿고 있는 1988년 가수왕 최곤(박중훈 분). 이런 그를 20년간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속 깊은 매니저 박민수(안성기 분). 두 사람이 지방 소도시 영월에서 라디오 방송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시끌벅적하고 요란한 대작은 아니지만 삶에 대한 철학과 여유가 함께하는 기분 좋은 영화다. ‘가문의 부활’은 각각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가문의 영광‘, ‘가문의 영광2: 가문의 부활’에 이어지는 ‘가문’시리즈의 세번째 영화. 2편의 김수미, 신현준, 김원희, 탁재훈, 신이 등의 출연진이 그대로 출연한다. 조폭 가문이 검사를 맏며느리로 들이면서 파란만장했던 조직 생활과 작별을 고하고 김치회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전작에서 질투로 몰락한 라이벌 검사가 꾸미는 새로운 음모로 인해 가문은 또 한번 위기를 맞게 된다. 충무로의 진정한 코믹 지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중견배우 김수미의 놀라운 원맨쇼와 어엿한 영화배우라고 부를 만한 탁재훈의 빛나는 연기가 볼거리. 하지만 ‘뻔한 코미디’에 식상한 관객이라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무도리’ 역시 중견 배우들의 연기가 빛나는 영화다. 노인들만 10여명이 살고 있는 강원도 산골마을의 외로운 마을 무도리. 그곳에 어느날 자살사이트 운영자인 젊은이가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무도리는 순식간에 자살희망자들에게 ‘천하제일의 자살명당’으로 떠오른다. 이에 무도리에 살고있는 봉기, 해구, 방연 노인 3인방은 마을을 찾은 자살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돈벌이를 시작한다. HD로 제작된 저예산 영화라 ‘때깔’은 좀 떨어지지만 박인환, 최주봉, 서희승 등 중견배우 3인방의 능청스러운 연기만큼은 볼만하다. ‘잘 살아보세‘는 색깔이 확실한 코믹 연기로 일정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두 배우-김정은, 이범수를 내세운 영화다. 지나치게 높은 출산률로 온 나라가 골치를 썩고 있던 1970년을 무대로 정부가 산아제안을 위한 요원을 시골마을에 투입한다는 재미있는 설정을 지니고 있다. 김정은, 이범수는 그 동안 보아왔던 익숙한 이미지를 이 영화에서도 보여주는데 식상한 감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일정의 재미는 보장한다. # 타짜, 구미호 가족, 야연 등 성인드라마·뮤지컬 영화도
‘BB프로젝트’는 한때 추석 극장가의 단골손님이었던 성룡의 홍콩 복귀작이다. 두 명의 좀도둑이 백만장자의 아기 유괴사건에 말려들고 여기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다룬다. 할리우드 진출작들에서 보여줬던 약간은 뻣뻣한 모습대신 예전의 뛰고 구르고 넘어지는 성룡표 코미디의 맛이 제대로 살아있다. 어린시절 성룡의 영화를 즐겼던 팬들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영화다. ◇ 성인드라마부터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볼거리 = 전통적으로 코미디, 멜로 등 말랑말랑한 장르 영화들이 흥행하곤 했던 추석 시장에 ‘타짜’는 강한 남자들의 이야기로 도전장을 던진다. ‘꽃으로 하는 싸움’을 뜻하는 화투 안에 담긴 인간의 욕망과 허망함 등이 영화에 진하게 녹아 있다.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이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해 시나리오 안에 담은 실제 도박판의 생생한 모습이 영화 속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구미호 가족’은 인간이 되고 싶은 네 마리(?) 구미호 가족의 이야기. 천년이 되는 날 인간의 싱싱한 간을 먹으면, 진짜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부푼 기대를 품고 그 천년의 날을 한달 남겨둔 채 도시에 나타난다. 그리고 자신들의 주무기인 각종 둔갑술을 내세워 서커스장을 개업, 각자 인간 홀리기에 열중한다. 영화는 8곡에 달하는 창작 뮤지컬곡을 내세워 본격 뮤지컬 코미디를 표방한다. 공연 뮤지컬 만큼의 춤과 노래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충분히 색다른 느낌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앤트불리’는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애니메이션. 개미집을 망가뜨리며 놀던 꼬마 소년이 개미나라의 마법사에 의해 개미만큼 줄어들게 되고, 개미들의 세계에서 인간과 자연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마법사 개미 조크 역의 니콜라스 케이지, 여왕 개미 역의 메릴 스트립, 마법사 조크의 여자친구인 간호사 개미 호바 역의 줄리아 로버츠 등 화려한 목소리 출연진이 눈에 띈다. ‘야연’은 ‘와호장룡’의 장쯔이가 주연한 중국 무협 서사극이다. 당나라가 멸망 이후 5대10국 시대의 혼란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황제의 죽음을 둘러싼 왕실의 암투를 그린다. ‘연인’ ‘영웅’ ‘와호장룡’ 등을 섞어 놓은 듯 장대한 역사 위에 현란한 무술이 뒤섞인다. ‘와호장룡’ 이후 중국무협의 하나의 흐름이 된 듯한 화려한 와이어 액션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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