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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사태' 9년만의 최대 공안사건으로 기록

1997년 한총련 5기 출범 이후 최대 구속자 예고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며 폭력시위를 벌인 `평택사태'는 구속자 규모를 기준으로 할 때 1997년 6월 한총련 출범식 이후 최대 규모의 공안사건으로 기록될 전망된다. 검찰은 미군기지 이전 예정지의 철조망을 뜯고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침입한 혐의로 연행된 60명과 폭력행위에 가담한 37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어서 구속자 수는 최대 1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무더기 구속 사태를 몰고온 공안사건으로는 군사정권 때인 1986년 건국대사태, 문민정부 시절이던 1996년 연세대사태와 1997년 한총련 출범식,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의 전국노동자대회 등을 꼽을 수 있다. 건국대사태는 1986년 10월 28일 전국 26개 대학생 2천여 명이 서울 건국대학교에 모여 전국 반외세반독재애국학생투쟁연합(애학투) 발대식을 열던 중 교내로 진입한 경찰과 대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경찰은 외세와 군부독재에 반대한 행사 참가자들이 북한 주장에 동조했다며 학생 전원을 구속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학교를 포위했다가 10월 31일 헬기까지 동원해 교내 곳곳에서 농성중인 학생들을 연행해 1천289명을 구속했다. 구속된 학생 가운데 877명이 기소유예로 석방되었고, 398명이 구속기소됨으로써 건국대사태는 단일사건으로는 건국 이래 최대 공안사건으로 기록됐으나 이듬 해인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공안사건은 노태우 정권 때에도 이어지다 국민 직접선거로 선출된 문민정부 들어 한동안 주춤했으나 한총련 대학생들과 경찰이 몇 차례 크게 충돌하면서 대규모 구속자가 발생했다. 문민정부 당시 세인의 주목을 받은 대표적인 공안사건은 한총련이 제6차 통일대축전 개막 전날인 1996년 8월 12일 연세대에 모여 정부의 불허 방침에 맞서 행사를 강행하려다 1주일 간 경찰에 고립됐다가 2천500여명이 연행된 사건이다. 검찰은 당시 일부 학생이 북한 지도부에 대한 충성서약서를 한총련 지도부에 제출하고 범청학련 북측본부와 팩스 교신을 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하면서 학생438명을 구속기소했다. 정부는 연세대 사태를 계기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학생운동을 `북한을 추종하고 지지하는 반체제 폭력혁명운동이자 도시게릴라 작전'으로 규정하면서 후속대책을 마련했으나 한총련을 무력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듬해 6월 한총련이 5기 출범식을 강행하면서 시민인 이석씨를 정보당국의 프락치로 몰아 숨지게 한 사태가 발생해 학생 1천여명이 연행되고 시위 가담자 195명이 구속기소되는 사태가 재연됐기 때문이다. 이 두 사건은 1986년 건대사태 이후 최대 구속자를 냈으나 공안사건의 정점으로 기록됐다. 그 후 10명이 구속된 2001년 4월 민중대회 폭력시위 사건, 한총련 소속 대학생 6명이 구속된 2002년 2월 주한 미상공회의소 점거농성 등 소규모 공안사건이 간헐적으로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반정부 세력이 급격히 위축됐다. 참여정부 원년인 2003년 11월에 민주노총이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폭력시위에 나서 113명이 연행돼 56명이 구속됨으로써 공안사건이 또다시 빈번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과거 군사정부와 달리 민주적 정통성을 갖춘 데다 화염병을 이용한 과격시위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진 영향 등으로 인해 노동운동권이 폭력시위 보다는 합법투쟁 쪽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결과 경찰과 시위대의 물리적 충돌이 종종 있었으나 과거처럼 대규모 폭력사태로 악화되지는 않았으나 최근 미군기지 평택 이전 반대 집회가 유혈충돌로 이어지면서 무더기 구속사태가 재연될 상황에 놓였다. 검찰은 경비 군인들을 폭행하고 민ㆍ군간 충돌을 의도적으로 야기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겠다며 이미 100명 선을 구속대상자로 분류한 데다 시위대는 투쟁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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