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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일출과 발기력
입력2003-01-06 00:00:00
수정
2003.01.06 00:00:00
산이든 바다든 일출 모습처럼 멋진 장면은 없다. 바다건너 저편에서 붉은 태양이 불끈 솟아오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장엄하다 못해 숙연해지기까지 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인가보다. 주변을 붉게 물들이는가 싶으면 눈깜짝할 사이에 구름위로 올라있다.
해 돋는 모습이 마치 남성의 `아랫동네`가 불끈 올라오는 모습과 닮았다고 하면 비뇨기과의사의 주책일까.
또 새해가 왔다. 해는 변함없이 솟아오르건만 나이를 먹다 보면 남성에게 새해가 반갑지 만은 않으니 어찌 된 일일까. 아침마다 해처럼 솟아오던 발기력이 날이 갈수록 점점 소식이 없기 시작한다. 어쩌다 발기가 되더라도 시원치 않고 일찍 사그라져 버린다. 나이를 먹더라도 아침에 일어나면 솟아오르는 해처럼 아랫동네도 항상 위로 향하게 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환자 중에는 발기장애가 온 이유가 혹시 젊어서 너무 성 관계를 많이 해서 그런 것이 아니냐며 묻는다. 옛날처럼 발기가 잘 안되고 힘이 없는데 고장의 원인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신체 곳곳에서 벌어지는 노화를 막을 방법은 아직 없다. 없어진 발기력을 되찾는 것도 힘든 일이다.
60세 후반의 김 모씨가 병원에 찾아왔을 때는 퇴근 무렵이었다. 병원 근처까지 와서 한참을 망설이다 보니 시간이 늦었다는 것이다. 그는 회사에 다니다 명퇴를 한지 몇 년 되었다고 했다.
처음 집에서 쉴 때는 그렇게 좋더니만 요즘은 하루 해가 무척 길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몸 관리도 잘 하고 있고 벌어 놓은 돈도 있어 쉬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년 전부터 `아랫동네`도 함께 쉬어버리니 고민이 되었다.
다시 옛날처럼 발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성 관계를 한다, 못한다 문제가 아니라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것이 자신을 더욱 외롭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음경보형물 수술이 있다고 들었는데 치료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발기부전 환자들에게 음경 내에 보형물을 넣어주는 수술은 항상 원할 때마다 발기가 되고 남이 봐도 치료를 했는지 잘 모른다. 그는 수술을 받은 후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며 기뻐했다. 남성들에게 아침에 발기되는 모습은 여성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특별한 감정을 가진 의미 있는 존재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윤수ㆍ한국성과학연구소장ㆍ이윤수비뇨기과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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