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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피랍] 충격 휩싸인 카이로 교민사회

"시장수요보다 신변안전 먼저 고려해야"

한국인 무역업체 직원 김선일(33) 씨가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지자 카이로의 교민사회도 충격에 휩싸였다. 알-자지라 방송은 20일 심야 뉴스 시간대에 반복해서 한국인 인질의 모습을 방송했다. 밤 늦게까지 TV를 시청하다 뉴스를 접한 일부 교민과 상사원들은 우려했던상황이 실제로 벌어진 데 안타까움과 불안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또 당장의 시장수요만 생각해서 신변안전을 소홀히 한 채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업체들의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코트라 카이로무역관의 고규석 관장은 "시장 수요도 중요하지만 신변안전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 관장은 "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모하게입국했다가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부정적 파급효과만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처럼 치안과 정국이 불안한 상황에서는 이라크 직접 진출보다 이집트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주변국의 에이전트들을 활용하는 것이 더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이라크 주변국에도 미국 업체들과 연결돼 있는 에이전트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찾아 활용하는 전략을 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 관장은 또 코트라는 우회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들을 위해 유력한 에이전트들을 발굴하는 노력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자동차 이집트 법인의 김학준 법인대표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경제적 이익을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추가 파병결정이 한국인 납치의 직ㆍ간접 원인일 것이라며 신변안전 대책과 지혜로운 시장진출 전략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 김 모(56) 씨는 우리 정부가 이라크 추가파병을 결정하지 않았거나 결정을 연기했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ㆍ미 동맹관계라는 특수한 상황과 목전의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우리의 비애를 실감케 한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카이로에는 거류민과 40여개 지ㆍ상사 주재원 및 가족 등 600여명의 교민이 있다. 이곳 진출 업체들 가운데 상당수가 환율불안과 중동 전반의 경기침체 등 어려운여건에서도 이라크 전후복구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카이로의 한 전자업체 지사원은 이번 사건은 국가와 회사를 위해 모든 어려움을무릅쓰고 중동을 누비는 한국인들에게 충격과 좌절을 안겨주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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