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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기업 투명성 신뢰 추락의 파장
입력2002-06-27 00:00:00
수정
2002.06.27 00:00:00
세계 경제의 주엔진인 미국 발 경제불안이 세계경제를 뒤 흔들고 있다. 이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도 주가가 폭락하고 강세를 보여온 원화가 그 힘을 더해가고 있다.
자칫 미국경제불안 때문에 회복세의 한국경제가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 그러나 지레 겁먹는 과민반응은 금물이다. 현재 선진국 8개국(G8) 정상들도 카나다의 카나나키스에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어 돌파구가 열릴 수도 있다.
달러약세와 주가 폭락으로 이어진 미국경제 불안의 원인은 연이어 터지는 대기업의 회계조작,재정적자 팽창,통신산업의 과잉설비에 따른 적자를 들 수 있다.
25일 터져 나온 미국 제2의 장거리 전화업체 월드컴의 38억달러에 이르는 회계조작은 증권 및 외환시장을 강타했다. 엔론사에 이은 월드컴의 회계부정은 미국 기업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의 갑부 10중 8명이 기업의 재무재표를 안 믿을 정도다.
미국은 그동안 우리 기업의 투명성이 흐리다고 끊임 없이 이의를 제기해왔다. 미국 신용평가기관은 미국기업이 이처럼 썩어가는 것과는 달리 남의 나라와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을 내리고 올리면서 경제경찰처럼 군림해왔다.
그러나 알고 보니 제발등의 불은 외면해온 셈이다. 미국기업의 회계조작은 회계법인은 물론 신용평가기관의 신뢰까지 위협하고 있다. 재무재표는 주가를 형성하는 주요 요인이고, 감사보고서는 재무상태를 확인시켜주는 객관적 자료란 사실을 미국기업은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재무재표에 대한 불신으로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처럼 통신부문의 과잉설비투자로 인한 적자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국민총생산의 4%를 넘는 재정적자도 미국경제의 마이너스 요인이다.
부시행정부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적자까지 급증,달러약세를 쌍끌이 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를 메우기 위해 외국에서 돈을 끌어올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미국경제불안에 따라 대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벌써 주가가 폭락하고 떨어지는 등 우리금융시장의 요동은 심상치 않다.
미국의 주가하락과 달러약세가 우리나라의 주가와 원화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수출 및 기업의 수익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경제 펀더맨털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과잉반응을 할 필요는 없겠으나 미국발 금융불안을 주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의 경기지표도 아직은 시장불안의 장기화를 우려할 만큼 악화된 것은 아니다. 생산도 줄어들지 않고 있고 실업률도 완화추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처럼 흔들리는 것은 테러재발 가능성에 대한 불안심리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드컵에서 형성된 자신감과 펀더멘털이 괜찮은 우리경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대처한다면 미국 발 경제불안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지나친 낙관도 금물이지만 경계해야 할 것은 지나친 비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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