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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경제 또 '적신호'
입력2001-03-21 00:00:00
수정
2001.03.21 00:00:00
브라질까지 불똥-중남미전체 파장우려
아르헨티나 경제에 3개월만에 다시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12월 국제통화기금(IMF)과 397억달러의 구제금융에 합의하면서 진정국면을 보이던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정정불안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장관이 불과 취임 2주만에 연립정권 분열로 사퇴하는 등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며 증시도 최근 곤두박질하고 있다.
20일에는 영국계 신용평가기관인 피치 IBCA가 아르헨티나 국가신용등급까지 하향조정하는 등 온갖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여파로 인접국 브라질 레알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수출감소로 인한 경제성장률 둔화까지 예상되는 중남미 전체로 파장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정불안으로 위기감 고조=페르난도 델라루아 정권의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경제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델라루아 대통령은 이달 초 경제장관을 경질하며 재정 및 금융개혁을 가속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리카르도 로페스-머피 전 경제장관이 16일 발표한 재정지출 축소 및 증세를 통한 2년간 44억달러의 재정확충방안이 야당은 물론 연립정권 내부에서조차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결국 장관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델라루아 대통령이 서둘러 임명한 신임 경제장관 도밍고 카발로는 취임일성으로 재정지출 확대 및 감세안을 주장하는 등 경제정책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다 노동자들의 파업과 학생들의 가두시위까지 연일 끊이지 않는 등 정권의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내수진작책으로 돌아설 듯=신임 카발로 경제장관은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내수시장을 살려 실업률을 낮추고 성장률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카발로는 "앞으로 경제정책은 수요를 진작하고 경제성장을 늘리는데 주안점이 두어질 것"이라며 "국민들의 실질소득을 늘려 지출을 늘리지 않는 한 경제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1월에만 10억달러 가까운 재정적자를 떠안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펴나가는데는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어스턴스의 국제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말파스는 "카발로의 정책은 당장 발등의 불을 끌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카발로가 요청한 1년간의 비상경제정책 수행권을 야당이 동의해줄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다.
◇인접국도 출렁=아르헨티나의 위기는 인접 브라질에 직접적인 충격을 안기고 있다.
지난 연말 달러당 1.95수준이었던 브라질 레알화는 최근 한때 달러당 2.1레알때까지하락했다. 19, 20일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레알화 약세는 아르헨티나 경제의 불안감이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증시 역시 이달 들어 아르헨티나의 움직임에 연동, 하락하고 있다.
수출감소도 브라질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브라질 전체 수출의 11%를 차지하는 아르헨티나 경제가 흔들리면서 브라질 수출도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산탄더 센트럴 히스파노 인베스트먼트의 이코노미스트 카릴라 리마는 "아르헨티나의 움직임에 따라 브라질 경제가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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