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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수칙 준수, 극지경험… 세종2호 살렸다

`남극 맨` 강천윤(39) 부대장 겸 연구반장의 오랜 남극기지 경험과 침착한 기지가 자신과 대원들의 목숨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강 부대장은 10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블리자드(폭풍설)는 3일이 지나면 가라앉는다는 오랜 경험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살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틴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강 부대장은 세종기지로 향하던 중 갑자기 눈보라를 동반한 바람이 거세지고 파도가 높아지자 `우선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리하게 세종기지로 가다간 세종1호처럼 옆 파도를 맞아 보트 전복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강 부대장은 조심스레 파도를 헤치며 해안가에 정박한 뒤 보트를 큰 바위에 묶어 고정시키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바위 뒤편에 피신처를 마련했다. 나머지 대원 2명과 보트에서 종이상자와 벌크백, 구명복을 꺼내 바닥에 깔고 앉은 자세로 온몸을 감쌌다.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 대원들에게 강 부대장은 “난 경험이 많고 남극생활만 10여년이다. 믿고 동요하지 말라”며 거듭 안심시켰다. 밤엔 서로 깊은 잠에 빠지지 않도록 돌아가며 깨웠다. 온 몸이 얼음덩어리처럼 차가워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됐으나 몸을 비벼대며 버텨 나갔다. 50여 시간이 지나 정신이 희미해질 무렵 경비행기에 발견돼 죽음 직전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김정한 대원은 “춥고 죽음이 두려웠지만 강 부대장이 시키는 대로 하면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신이 없었지만 강 부대장이 소리치며 강조하던 기본안전수칙이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고 말했다. 강 부대장은 한국해양연구소에서는 1990년 처음 남극과 인연을 맺은 뒤 14년 동안 거의 매년 남극기지에서 연구활동을 해 `남극 맨`으로 통하며 분석장비 관리가 주임무지만 보트 운전, 통신 등에도 능하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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