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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쇼크' 에 美수요증가 악재첩첩

■ 국제 원자재값 다시 급등<br>정유업체 가동 중단·이란 핵위협도 가세<br>"일시적 가격상승아닌 추세적 강세" 전망

‘사우디 쇼크’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국내경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당장 올 상반기 내수회복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은 상황에서 하반기 수출경쟁력 악화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지난해 20%대를 넘나든 수출증가율은 올해 2월 6.5%, 4월 6.6% 등 한자릿수대를 넘나들며 ‘버팀목’ 역할을 넘겨줬다. 여기에 지난해에도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킨 원자재난이 재발할 경우 ‘수출부진→기업실적 하락→투자 및 소비저하’ 등의 악순환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시차 없이 동반 상승하다 보니 국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더 커졌다는 게 문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예년에는 국제유가가 오르더라도 원자재 가격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상승해 시간적 여유를 벌어줬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고유가가 장기화되면서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기업들이 한꺼번에 부담해야 할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경쟁력 약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정부가 기대어온 ‘환율 방어벽’도 이제는 기대하기 어렵다. 올 상반기 재정경제부 등은 국제유가나 원자재 상승이 문제시될 때마다 “원화강세가 마이너스 폭을 줄여주고 있다”며 주문을 외듯 해명해왔다. 그러나 원화약세가 서서히 장기화되면서 이 같은 부수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가격상승으로 인한 물가불안이 확대될 경우 이제 간신히 3%대를 회복한 도ㆍ소매판매 등 내수 회복세가 다시 마이너스로 고꾸라질 수도 있다. 그간 민간연구원 등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국내 물가는 0.15%포인트 오르고 경상수지는 8억달러 감소하며 성장률은 0.15%포인트 하락한다고 전망해왔다.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할 때 최근의 원자재 가격상승이라는 ‘복병’이 장기화될 경우 상당한 정도의 경상수지 적자에 이어 올해 4% 성장이라는 목표도 달성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문제는 정부로서도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최근 고안한 석유조기경보지수로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정상-관심-주의-경계-심각 5단계 중 ‘주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에너지대책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는 아직까지 특단의 고유가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실상 별달리 내놓을 대책도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정부는 은행연합회ㆍ백화점협회ㆍ음식점중앙회 등 6개 업종단체가 냉방온도 낮추기, 조명시간 단축 등에 자율 참여하기로 했으며 주유소협회 등도 에너지절약 자율실시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난이 장기화될 경우 자율적인 에너지 소비절약 등 캠페인성 대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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