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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추진 "주먹구구"

'수도권 공장 신증설 완와' 산자부선 "그런적 없다"<br>관계없는 내용도 포함 "경제회복에 걸림돌" 비판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추진하는 ‘규제개혁’이 부처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공식적으로 발표하거나 건수를 늘리기 위해 규제완화와 관계가 없는 내용을 발표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 혼란이 가중되는 등 경제 회복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기획단은 24일 노동부, 문화광부 등 34개 정부기관에 대한 규제완화책을 발표했다. 지난 18일 재경부 등 주요 8개 부처에 대한 규제완화책에 이어 추가로 발표된 것이다. 그러나 규제개혁단이 완화책이라고 발표된 것들 중에는 해당 부처들이 동의하지 않는 내용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당부처들이 일반 국민이나 기업들이 제안한 내용을 부처간 합의 없이 발표한 것들이 있었고, 처리 방침이 확정되지 않은 것들도 무더기로 규제완화책으로 발표됐다.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제한 완화’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규제개혁단은 산자부가 기업 및 국민건의과제로 받아들여서 올해에 이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지만 정작 산자부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그런 내용을 추진한 적이 없다. 연내에는 도저히 추진할 수 없다”며 “이 사안은 건교부 등 타 부처와도 논의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 부처만 추진해서 이뤄질 일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규제개혁단은 “산자부가 실시하겠다고 문서로 정식 보고 했다”며 “산자부에게 알아보라”는 등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규제개혁단이 25일 발표한 교육부의 ‘초등학교 입학기준일을 3월1일에서 1월 1일’로 변경하는 내용도 교육부는 “우리 부처가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정한 적이 없다”며 “변경을 할 경우에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크기 때문에 당장 결정하기에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규제개혁과 전혀 관계없는 내용을 규제개혁이라고 ‘거짓 포장’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규제개혁단은 건교부가 올 2ㆍ4분기에 개성공단 부지 내에 철도 및 차량 운송화물 처리를 위한 유통시설 부지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규제개혁과는 거리가 먼 내용으로 남북한간에 원활한 물자 수송을 위한 건설 사업에 가깝다. 또 경찰청이 오는 하반기 이후에 버스전용차로제를 경부고속도로의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 운영하겠다는 것도 규제개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안으로 장기적인 과제”라며 “이는 수도권 주민들의 출퇴근 시간 단축을 위한 사실상의 도로 제한의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규제개혁단이 국민과 기업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부처간에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고 단기간에 실적을 내겠다는 ‘전시 행정’에 다름 아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해당부처들이 규제완화에 대해 ‘내 일이 아니다’는 식으로 수동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9월에 규제개혁단이 업무를 시작해서 100여일 만에 전 부처의 규제개혁을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인력과 시간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연내 1,000여건의 규제 완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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