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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조직내 '야생오리'를 키워라

21세기 관료조직은 필멸. '개인열정 중시' 조직관리 전환을 ■ 핫그룹 진 립먼 외 지음/바다출판사 펴냄 "겨울을 나기 위해 남쪽으로 날아온 야생 오리들, 주민들이 먹을 것을 주자 마음이 느긋해진 오리들은 북쪽으로 돌아가는 것을 잊고 안주한다. 하지만 야생이 본능을 잃지 않은 일부 오리들은 때가 되자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IBM의 리더 토마스 왓슨은 덴마크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이 글귀에 감명을 받고 조직내 '야생오리'를 찾아 나선다. 시스템에 의존한 기존의 조직운영에서 개인의 열정에 호소하는 인재관리방식으로의 대전환이었다. 이 덕에 IBM은 보다 강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신간 '핫그룹'은 21세기 경제환경에서 강한 기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야생오리처럼 열정을 갖고 일하는 자생조직인 '핫그룹'을 키워야 함을 일깨운다. 핫그룹이란 역설적이지만 '조직된 무정부상태'를 의미한다. 이 책의 공저자들인 진 립먼과 블루먼 해롤드는 "핫그룹은 거칠고 유동적이며 분명치 않은 경제상황에서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주력부대"임을 역설한다. "체계화된 결제라인, 엄격한 개인별 인사고과, 적지 않은 능력별 개인 포상제도.. 이 모든 시스템이 원활한 듯 보이는데 왜 기업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무력증에 빠져드는 것일까." 저자들은 자문하고 자답한다. "20세기 기업경영의 공식대로 조직된 기업은 필연적으로 비대해지고 관료화한다. 그러나 이렇게 비대한 조직으로는 급속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낼 수 없다. 수평적이고 다소 혼란스러운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대안은 '핫그룹'이다." 이들이 규정하는 핫그룹의 특성은 네 가지. 첫째 핫그룹은 야생오리처럼 길들여지지 않는다. 둘째 핫그룹은 열정으로 가득차 있는 자생조직이다. 셋째 핫그룹은 누구에게나 의사소통 경로를 개방하고 평등하게 일한다. 넷째 핫그룹은 오로지 일에 몰두하고 높은 목표를 향해 전속력으로 움직인다. 저자들에 따르면 핫그룹은 전해 새로운 조직이 아니다. 공식만을 인정하는 화단의 보수적 분위기에 맞섰던 모네ㆍ르누아르ㆍ세잔ㆍ드가 등의 유럽 인상파화가들도 핫그룹이었고,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려 불철주야 연구에 매달렸던 과학자들도 핫그룹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신의 영달에 연연하지 않고 권력도 명예도 탐하지 않는 열정파, 핫그룹은 평범한 팀은 물론 태스크포스나 위원회와 구분된다. 그런데, 핫그룹의 열정을 가로막는 도전세력들이 있다. "그들은 제멋대로이다. 그들은 자기 하고 싶은 것만 한다. 그들은 위계서열을 무시한다"는 등의 불평을 늘어놓는 조직내 수구세력들이다. 저자들은 그럴수록 더욱 단호하게 조직내 야생오리를 적극 발굴하고 키우는데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경영자 자신이 핫그룹의 리더가 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책은 핫그룹 리더를 지휘자형ㆍ후견인형ㆍ불꽃소지자형 등 세 가지로 분류한다. 결단력이 강한 지휘자형은 무슨 일이든 직접 뛰어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이고, 후견인형은 일의 전면에 나서는 일 없이 늘 2선에서 지원하는 스승 같은 역할을 한다. 불꽃소지자형은 핫그룹이 일에 흥미를 잃거나 지쳐서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가도록 이끌어 감과 동시에 후속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가교 노릇을 한다. 결론으로 던져지는 화두 하나. "무엇보다 핫그룹 리더는 '독침을 뺀 마키아벨리주의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열정으로 무장된 핫그룹은 일반적으로 기존 조직과 갈등을 낳기가 십상. 따라서 핫그룹의 리더는 이들이 주변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도록 돕고 필요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 능력을 자신의 권력과 이득을 쌓는데 악용하지 않는 도덕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독침을 뺀 마키아벨리주의자'는 요즘 우리 국민들이 새 정권에 기대하는 '도덕적 리더십'과도 일맥상통한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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