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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순의 눈이야기] 찬바람과 눈물
입력2003-01-15 00:00:00
수정
2003.01.15 00:00:00
얼마 전 기온이 갑자기 영하 13도까지 내려가서 몇일 동안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적이 있다. 온난화현상 때문인지 요즘은 겨울이 옛날같이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어렸을 땐 겨울이 오면 집 처마에 고드름이 얼어붙고 강물도 단단히 얼어서 눈썰매도 탈 수 있는 그런 추위가 늘 상 있었다.
겨울에 춥지 않으면 난방비가 덜 들어 좋겠지만 겨울엔 그래도 귀가 빨개지고 동상이 염려되던 그런 어릴 적 추위가 그리워진다. 날이 추워지면 눈물때문에 고생하는 나이 드신 분들을 많이 본다. 감상적이어서 나는 눈물이 아니다. 어느 연세가 지긋한 분으로부터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는 얘길 들은 적은 있다. 마음이 자꾸 약해져서 그런지 조금만 서운해도 눈물이 난다고….
그런데 이런 눈물말고 그냥 대책 없이 나오는 눈물은 사람을 너무 귀찮게 한다. 왜 겨울에 찬바람이 불면 눈물이 많이 날까? 우린 모르고 있지만 24시간 내내 눈꺼풀에 있는 눈물샘에서 눈물이 만들어져서 눈을 적셔준 다음 눈물구멍을 통해 콧속으로 빠져나간다. 이 과정이 원활하면 눈물이 잘 빠져나가기 때문에 눈물이 안 난다. 그런데 겨울이 되면 눈물 빠져 나가는 관이 수축되고 또 찬바람때문에 자극을 받아 눈물이 많아지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게 된다.
특히 나이가 들면 이런 역할이 부족하기 때문에 계속 흐르는 눈물 때문에 고생한다. 이럴 땐 외출할 때 찬바람을 막아주는 보안경을 쓰면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눈물이 나게 하는 이유는 많다. 애매하게 생각될진 몰라도 눈물이 부족하게 만들어질 때도 눈물이 흐를 수도 있다. 눈물이 적으면 반사적으로 눈물을 필요 없이 많이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또 눈물이 빠져나가는 구멍(누점)이 너무 작을 때도 눈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밖으로 흐를 수 있다. 눈물이 코로 흘러내려가는 가는 관이 막혀있을 때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결막염, 눈꺼풀 염증, 축농증 등 눈물이 흘리게 하는 원인은 매우 많다. 검진을 받고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해서 눈물 없는 겨울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영순ㆍ윤호병원안과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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