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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논쟁 또 비관론 우세

IDC "PC 산업 2003년까지 침체지속" 전망 반도체산업에 대한 전망이 또다시 어두워지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메릴린치 증권의 반도체산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으로 촉발된 반도체 논쟁이 또다시 비관론의 승리로 막을 내릴 조짐이다. 정보기술 전문 조사기관인 IDC는 9일 반도체의 주요 수요처인 개인용컴퓨터(PC) 산업이 2003년까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IDC는 지난달 2ㆍ4분기 PC판매량 예비치를 내놓을 당시 PC산업이 올해 4ㆍ4분기에 소폭의 회복세를 타기 시작, 2002년 상반기에는 시장상황이 완연하게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이 보고서 내용은 PC 수요가 살아나면서 반도체 경기도 살아날 것이란 낙관론의 주요 근거가 됐었다. 그러나 IDC가 PC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보고서를 내놓음에 따라 반도체 경기가 상당기간 회복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가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CPU) 가격 인하 발표 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기대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 XP 출시 뿐만 아니라 CPU의 가격인하도 PC 수요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 동안 낙관론을 펼쳐왔던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CEO도 9일 반도체산업 회복은 미국과 유럽 경기회복에 달려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결국 자사의 CPU 가격 인하가 반도체 산업 전체의 회복에 큰 영향이 없으며, 세계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코노미스 최근호(8월 9일자)는 아시아 각국들의 무분별한 반도체 공장 건설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코노미스트는 현 반도체 업계가 직면한 공급과잉은 아시아 국가들의 무분별한 과잉투자에 따른 것으로 아시아 반도체 업계에는 "반도체 가격이 아무리 떨어진다 하더라도 일단 공장을 짓고 설비를 확충하면 나중에 다 벌충할 수 있다"는 심리가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정부가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해 끊임없이 지원하는 배경에도 이 같은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또 아시아 반도체 산업의 팽창에는 각국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과 개입도 한몫 거들고 있다며 반도체 공장을 마치 자국이 선진국의 대열에 오른 것 같은 환상을 가진다고 비꼬았다. 특히 임금수준이 월등히 낮은 중국마저 반도체 산업에 본격 참여할 경우 반도체 공급 과잉 문제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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