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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심는 한국기업의 혼(포스코편)] 1.`불가능이 없는 기업`
입력2003-11-30 00:00:00
수정
2003.11.30 00:00:00
`포스코를 배워라.`
중국 철강업계에선 지금 포스코 벤치마킹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기술뿐만이 아니다. 포스코의 경영과 정신마저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다. 심지어 `포스코를 배워 포스코를 따라 잡자`는 섬짓한 구호마저 만들어 포스코 배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중국 철강업계에선 포스코가 `선생님`이자 `교과서`로 통하고 있다.
왜 그럴까. 중국인들에겐 `포스코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반드시 성취해 내는 불굴의 정신이 있다`는 인식이 깊이 박혀있다. 포스코가 중국에 진출한 이후 어느 누구도 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던 노후공장을 개조해 성공의 반석 위에 올려 놓았을 때 중국인들은 `포스코=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으로 믿기 시작했다.
포스코와 기술교류관계에 있는 안산철강의 고위 임원은 "포스코가 중국에 투자한 모든 사업이 성공한 것은 포스코만이 지니고 있는 불굴의 투혼과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것을 배워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보산을 능가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대련포금강판에 근무하는 장윈싱(張雲星)씨는 "중국인들은 낮잠을 자고 휴식시간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포스코에서 일하면서 이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무엇보다 `근로자들이 중국의 미래를 견인하는 원동력`, `하면 된다`는 의식개혁 교육은 근로자 모두의 마음을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나태한 의식을 완전히 뜯어 고치며 `안되면 되게 하라`는 희망을 불어 넣어 준 것이다.
`한다면 한다`는 포스코 정신은 중국 최고 정치지도자까지 나서 배울 것을 강요하고 있다. 주룽지(朱鎔基) 전 중국 총리가 국무원 국무경제공작회의에서 "포스코는 무엇을 해도 반드시 이룬다"며 "이 같은 포스코의 관리, 선진기술, 철학을 배우라"고 역설한 것은 아직도 많은 중국인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대외경제무역부의 고위관리는 "주 총리가 이 말을 했을 때만 해도 포스코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지 못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진가가 돋보인다"며 "중국 기업이 포스코의 반만 따라가도 경쟁력은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들에겐 또 `기술의 포스코`라는 인식도 굳건하다.
이 같은 인식이 중국인들에게 자리잡기 시작하면서부터 중국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들이 앞다퉈 `포스코 모셔가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보시라이(薄熙來) 랴오닝(遼寧)성장은 "랴오닝성을 살리는데 철강산업이 주축이 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포스코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포스코가 소재 및 기술지원만 해 준다면 세계적인 냉연공장을 만들 수 있다"며 포스코의 투자를 강력히 희망했다.
류구오챵(劉國强) 랴오닝성 부성장도 "포스코는 세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 기술을 배우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며 포스코가 랴오닝성의 야금분야의 긴밀한 협력자가 돼 줄 것을 간청했다.
포스코 기술 지원에 대한 열망은 "너도나도 배우자"라는 `기술학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상해보강, 태원강철, 안산강철, 본계강철, 주천강철, 청도강철, 한단강철, 광주강철 등 중국의 주요 철강업체들이 포스코의 기술과 경영관리 교육을 받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해보강 고위 경영자는 "포스코를 보면 꿈과 희망이 생긴다. 우리가 포스코로부터 배우기를 원하는 것은 포스코의 세계적인 기술뿐 아니라 경영관리 노하우 등 경영전반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포스코와 합작으로 자동차용 냉연강판 합작법인을 설립한 본계강철 장잉푸(張營富) 사장도 "포스코는 세계적인 기업이고 기술력도 최고"라며 "포스코로부터 선진기술을 배워 세계 최고 수준의 공장을 만드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마음속에 심어준 포스코의 불굴의 투혼과 세계적인 기술력은 이구택 회장 취임이후 강조해 온 포스코의 `성장`전략을 중국에서 더욱 살찌게 만들고 있다.
"새 성장엔진 中시장서 확보 제2도약 이룰것"
이구택회장 중국 사업관
"날로 성장하는 중국 시장은 우리에게 큰 기회이자 위협이다. 기회를 최대화하고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밝힌 중국사업관이다. 포스코가 새로운 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중국이 얼마나 중요한 시장이자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는 가를 잘 보여준다.
한마디로 중국 경제와 함께 성장, 발전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자는 이야기다.
이 회장은 특히 `새로운 성장엔진 확보`라는 명제에 대한 답을 찾는 차원에서 중국 사업에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중국과 손잡고 `제2의 포스코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의지다.
"포스코는 그동안 내실을 다지고 도약에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축적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성장 추구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새로운 성장엔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중요한 사업 파트너이자 사업기지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회장 취임사 중에서)
제2 도약을 선언한 포스코가 무게중심을 중국쪽으로 얼마나 많이 기울일 것인가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 회장은 이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중국 철강업계와 협력을 통한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 발굴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중국 지주회사 출범은 포스코의 꿈과 성장을 펼칠 새로운 둥지를 건설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중국경제발전에 맞춰 적절한 설비투자와 철강기술이전을 통해 포스코 35년의 역사를 중국에서도 새롭게 꽃피우겠다"는 이 회장의 구상은 시동을 걸고, 중국 대륙속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가고 있다.
중국인이 본 포스코 "아무리 어려운 일도 끝까지 완수 돋보여"
부의민(다롄(大連)경제기술개발구 관리위원회 국장)
대련포금강판유한공사를 통해 `포스코`라는 기업을 알게 된 것도 10년 가까이 됐다.
지난 10년동안 포스코를 바라보면서 느낀 것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끝까지 마무리하는 `일 처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은 단지 총경리(사장)에게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총경리는 물론 이곳에 파견된 모든 포스코 직원의 사람됨됨이, 일을 처리하는 신중함, 근면성 등 모든 것이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포스코를 본보기로 삼아 포스코의 모든 것을 배우려 하고 있다.
정부나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업무협조도 돋보인다. 강자로 군림하지 않고 언제나 친구 같이 다가와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려고 하고,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동반자 의식을 심어주는 것은 서로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게 하고, 서로 돕고 의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언제나 겸손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포스코를 더욱 높이 평가하게 만든다.
사회적인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대련포금강판은 대련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다양한 사회공익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지역 및 중앙정부의 요구에 적극 부응해 지역사회와 공동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그 것인데, 누가 시켜서라기 보다는 자발적으로 이 같은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각양각색의 항목으로 만들어진 장학기금 출연은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때문에 대련 시민들이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포스코의 이 같은 활동은 포스코가 중국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반드시 새로운 비약을 하게 만들고, 포스코의 발전은 중국의 발전도 앞당기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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