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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부터 공모주 청약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올해 안에 주식시장 상장을 마치려는 비상장사들이 일제히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오는 12월까지 공모주 청약이 이어지는 것. 게임·항공·중국기업 등 업종 구성도 다양해 투자자들 입맛에 맞게 골라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1월까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하고 총 12개 업체가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시도하는 엑시콘이 청약 레이스의 스타트를 끊는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 생산 업체인 엑시콘은 13~14일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뒤를 이어 암 진단키트 전문업체인 에이티젠(14~15일), 화장품 부자재 생산업체인 연우(22~23일) 등이 청약을 받는다.
이달 마지막 주에는 코스닥 IPO 역사상 최대 공모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더블유게임즈(26~27일)의 공모주 청약이 예정돼 있다. 소셜 카지노게임 제작·운영 업체인 더블유게임즈의 최종 공모가가 6만1,000원으로 정해질 경우 총 공모금액은 2,607억원이 된다. 이는 동국S&C가 지난 2009년 IPO 과정에서 모집한 2,514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더블유게임즈의 청약 마감 다음날인 28일부터 이틀 동안에는 저가항공사(LCC)로는 처음으로 IPO를 추진하는 제주항공의 유가증권시장 공모주가 나온다. 제주항공은 성장 잠재력에 비해 공모희망가 범위(2만3,000~2만8,000원)를 낮게 책정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다수의 코스닥 상장 예정업체는 '대어'로 꼽히는 더블유게임즈와 제주항공을 피해 다음달에 집중적으로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금호전기의 자회사인 금호에이치티와 의료기기 전문업체 유앤아이가 2~3일 청약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나무가(3~4일), 케어젠·아이진(4~5일), 네오오토(9~10일) 등이 줄줄이 투자자를 모집한다.
중국 기업의 주식시장 상장도 4년 만에 본격화된다. 한국거래소의 예비 심사를 통과한 합성광물 생산업체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가 다음달 9~10일에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이어 완구·콘텐츠 업체 헝셩그룹, 자동차 부품사 로스웰전기, 유아용 화장품 제조업체 하이촨약업 등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11월 말 또는 12월 초순께 공모주 청약 접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최근 주가가 요동쳤지만 공모주 투자는 비교적 높은 성과를 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된 35개 기업(기업인수목적회사 제외)은 거래 개시 후 공모가 대비 평균 23.31%(8일 종가 기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0% 이상 뛴 제노포커스·펩트론·로지시스 등 세개사의 공통점은 공모가가 2만원 미만으로 비교적 낮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았던 점이다. 일반투자자가 접근하기 쉬운 공모가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기관투자가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뜻이다.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법도 있다. 공모 기업들이 상장하는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하는 투자전략이다. 공모주를 배정받은 후 첫날 매도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올 들어 상장한 기업 35곳 중 시초가가 공모가 보다 낮게 형성된 곳은 10개 종목에 불과했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됐던 종목은 9곳으로 나타났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기업의 전체적인 주가 흐름을 보면 초기 급등, 급락, 점진적인 회복, 박스권 등락 등의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며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높게 형성되면 상장 초기 시점에 빠르게 차익을 실현하는 출구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상과 달리 공모주의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돌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주가 회복을 기다리는 편이 좋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조광재 NH투자증권 ECM본부 상무는 "기업의 상장 후에도 수요예측에 참여하지 못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 등을 진행하고 매입을 유도하는 만큼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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