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연말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현지시간 27일)'가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직구족의 클릭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올해는 미국 주요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조기할인에 들어가는 등 어느 해보다 격렬한 할인전이 예고된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올해 국내 해외 직구 규모도 2조원을 넘어서며 지난 2013년 대비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원조 미 블프, 판 더 커졌다=미국 최대 온라인 유통 업체 아마존은 통상 추수감사절 저녁이나 이튿날 아침 시작해온 블프 할인전을 한 주 이상 앞당긴 20일 시작했다. 의류 업체 갭도 같은 날 갭 카드 소유자는 50%, 일반은 40%씩 할인을 시작한다고 고지했다. 가전 유통 업체 베스트바이와 할인점 코스트코도 이미 가전행사에 돌입했고 가전 업체 시어즈는 15일 일찌감치 할인전에 나섰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블프의 평균 할인율은 40.2%로 예년보다 확대됐다. 전체 시장 규모도 730조원(6,305억달러)으로 지난해보다 30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백화점 JC페니의 할인율은 무려 68%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국내와의 가격 차이는 더욱 커졌다. 서울경제신문이 조사한 결과 아마존 가격은 국내 평균 판매가보다 두배가량 저렴했고 수입 화장품과 유아동 제품은 1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베스트바이가 내놓은 삼성전자 60인치 SUHD TV 가격은 초특가 미끼상품(도어버스터) 기준으로 150만원(1,299.99달러), 일반 판매가 246만원(2,099.99달러)으로 국내 가격(369만원)과 격차가 상당했다. 월마트는 국내에서 200만원 중반대인 '삼성 커브드 스마트 4K UHDTV 55인치'를 평소보다 200달러 더 인하한 116만원(998달러)에 내놓았다. 또 '애플 아이패드 미니2(16GB)'를 69달러 싼 199달러(23만원)에 선보여 국내 인터넷 최저가(37만원)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에스티로더의 인기 화장품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50㎖)'는 국내가(18만원대)의 반값(8만원선)에 살 수 있다. 국내에서 3,000원선인 거버 이유식도 아마존에서는 절반인 1,459원(1.26달러)에 판다. 국내가 120만원인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 남성 라벨루쏘'는 75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배송대행 업체 몰테일 관계자는 "평소에도 국내보다 저렴한 제품이 블프 시즌에 평균 40% 더 할인하다 보니 배송료와 관세·보험료 등을 적용해도 국내가의 반값 수준"이라며 "정보기술(IT)·가전제품은 초특가 미끼상품을 내놓는 행사 초반에, 남성·생활제품은 할인율이 90%까지 떨어지는 연말에 구매하는 게 비법"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통 업체들도 몰려드는 해외 고객 등을 고려해 올해 블프에서 '온라인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온라인몰 등 국내 유통 업체도 맞불 행사=국내 업계도 직구족을 잡기 위해 대폭 할인전에 나선다. 우선 코리아 블프 2탄 격인 'K세일'이 20일부터 오는 12월5일까지 주요 유통 업체에서 실시된다.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주요 유통 업체와 삼성전자, 삼성물산 패션부문, 전자랜드, 롯데하이마트, 더페이스샵 등이 참여한다. 위즈위드·글로벌11번가 등 구매대행 업체들도 블프 행사에 가담한다.
롯데홈쇼핑은 24일부터 나흘간 이월상품을 최대 80% 할인하는 '박싱데이'를 연다. 인기 단독상품, 이월상품, 전시상품 등 4,500여개를 행사 상품으로 내놓았다. 11번가는 무스너클·드롱기 등 인기 브랜드를 반값에 파는 '진짜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획했다. 옥션은 30일까지 '블랙 에브리데이'를 통해 가전·주방기구·패션·화장품 등을 68%까지 싸게 판다. 제로투세븐닷컴은 매일 '원데이 딜 상품'을 선정해 기저귀, 어린이 스킨케어 제품 등을 온라인 최저가로 제공한다. 현대H몰은 27일까지 알로봇·블루독·밍크뮤 등 4대 유아동 의류 브랜드가 참여하는 '아동 브랜드 특가전'을 펼친다.
카드 업계의 직구 마케팅도 활발하다. KB국민카드는 11월 한 달간 100달러 이상 해외 직구로 결제할 경우 환율을 보상해주는 '환율보상제'를 최초로 도입했다. 하나카드는 해외 쇼핑몰에서 TV를 구매한 후 몰테일에서 배송료를 결제할 경우 선착순 300명에게 50%(최대 124.5달러)의 배송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김희원·김민정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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