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93세 생일이었지만 축하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 사이에는 정작 언쟁만 오갔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1주일 안에 원래 직위를 돌려달라"고 통보했고 신동빈 회장은 이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과 가족들은 이날 오후7시께 식사를 함께하기로 돼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동빈 회장은 훨씬 이른 오후4시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의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찾았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하쓰코 여사의 여동생과 그 남편이 모여있었다.
약 30분 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부인 조은주씨도 도착했다. 곧 경영권을 두고 날 선 목소리가 높아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이사회를 움직여서 나를 그만두게 했다"고 비난했고 신동빈 회장은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어 "1주일 내로 나와 신동주의 직위를 돌려놓으라"고 요구했고 신동빈 회장은 "그러겠다"하고 대답했다. 하지만 총괄회장이 각서를 요구하자 신동빈 회장은 태도를 바꿔 "사인하기 싫다"며 집무실을 나갔다는 것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신동빈 회장이 직접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의 속내를 아는 롯데 고위 관계자는 "연로한 어른 앞에서 화를 돋우는 대답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부친의 건강 상태를 알고 있는 신동빈 회장으로선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회사도 아닌데 상법상 절차를 무시하고 가족끼리의 자리에서 직위를 요구하는 것도 비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요구가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은 "앞뒤 맥락을 확인할 수 없는, 사적인 대화를 공개한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경영권과 관련된 사안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잇따라 소송전을 벌이며 경영권 분쟁에 거듭 불을 지피고 있는 만큼, 롯데의 '속앓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17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과 가족들은 이날 오후7시께 식사를 함께하기로 돼 있었다. 이 자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동빈 회장은 훨씬 이른 오후4시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의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찾았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부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 하쓰코 여사의 여동생과 그 남편이 모여있었다.
약 30분 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부인 조은주씨도 도착했다. 곧 경영권을 두고 날 선 목소리가 높아졌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에게 "이사회를 움직여서 나를 그만두게 했다"고 비난했고 신동빈 회장은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어 "1주일 내로 나와 신동주의 직위를 돌려놓으라"고 요구했고 신동빈 회장은 "그러겠다"하고 대답했다. 하지만 총괄회장이 각서를 요구하자 신동빈 회장은 태도를 바꿔 "사인하기 싫다"며 집무실을 나갔다는 것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신동빈 회장이 직접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의 속내를 아는 롯데 고위 관계자는 "연로한 어른 앞에서 화를 돋우는 대답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부친의 건강 상태를 알고 있는 신동빈 회장으로선 그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회사도 아닌데 상법상 절차를 무시하고 가족끼리의 자리에서 직위를 요구하는 것도 비상식적"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요구가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은 "앞뒤 맥락을 확인할 수 없는, 사적인 대화를 공개한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경영권과 관련된 사안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잇따라 소송전을 벌이며 경영권 분쟁에 거듭 불을 지피고 있는 만큼, 롯데의 '속앓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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