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분기 우리 경제가 2.2%의 성장을 달성했지만 국민은 우리 경제가 역성장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0%대를 이어가고 있는 저물가 상황에서도 3%대의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경제가 경기 후퇴에도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놓여 있다는 이들이 많았다. 체감 실업률은 실제 실업률의 4배를 웃돌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3·4분기 체감경기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설문조사 결과 체감 성장률은 -0.2%로 지난 2·4분기 경제성장률 2.2%를 하회했고, 물가상승률도 3.0%로 실제 물가상승률 0.7%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전국 성인 남녀 806명을 표본으로 성장, 고용, 물가, 소득, 지출 상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설문은 8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진행됐고, 오차범위는 95%에 신뢰 수준은 ±3.5%다.
특히 ‘30~40대·중소득층·자영업자’의 체감 경기가 가장 좋지 않았다. 30~40대의 체감 경제성장률은 -0.3%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월소득이 300만~499만원인 중소득층의 체감성장률은 -0.4%, 자영업자는 -0.6%였다.
반면 체감 물가 상승률은 공식 통계를 훨씬 웃돌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3.2%로 물가 오름폭을 가장 민감하게 느끼고 있었고, 소득수준별로는 월소득 299만원 이하가 3.2%로 체감 물가를 가장 높다고 답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의 체감 물가 상승률이 3.1%로 최고치였다.
또 응답자 평균 체감 실업률은 15.2%로 실제 실업률인 3.7%를 크게 웃돌았다. 체감 소득 증가율도 -0.1%로 실제 소득증가율(2.9%)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체감경제 고통지수도 22.0포인트로 정부 공식 통계치 8.5포인트보다 13.5포인트 높았다.
이용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계소득을 늘리고, 비자발적·생계형 창업을 줄이기 위해 재취업 일자리를 확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을 통해 가계의 의무지출 부담을 줄여야 체감경기가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