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투자증권이 KB국민은행과의 복합점포 영업 강화 등에 힘입어 주식위탁 부문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KB투자증권은 기관 위탁매매와 채권인수 부문에 특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주식위탁 등 리테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본격화한 신(新)복합점포를 6개 지점으로 확대하고 상품전략회의 강화와 WM팟캐스트를 실행하면서 일반투자자들 대상으로 한 영업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투자증권은 오는 11월 말 기준 주식위탁부문 점유율이 2.11%를 기록하며 국내 57개 증권사 가운데 13위를 차지했다. 주식거래에서 부동의 1위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키움증권과 대형 증권사를 제외한 중소형사 가운데서는 선두권이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KB증권이 회사채 발행시장의 주관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리테일 부문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부터 웰스매니지먼트(WM) 부문을 강화한 효과가 시장 점유율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시장점유율 상승 폭은 업계 3위 수준이다. 광고와 수수료 이벤트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것은 복합점포의 힘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초부터 은행과 증권의 창구를 나누는 벽을 허물고 임원들의 겸직까지 허용하자 그동안의 '무늬만 복합점포'를 탈피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KB증권도 지주차원의 복합점포 확대에 발맞춰 단순히 은행에 입점해 있는 형태의 지점에서 벗어나 상품기획부서를 만들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KB WM CAST'를 선보였다. 상품기획부서 총괄에는 흥국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박용신 전무를 영입하는 등 인력 충원에도 집중했다. 기존 홍보실은 미디어센터로 개편해 상품기획본부 직할로 편제시켜 부족한 영업망을 온라인 서비스로 보충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증권고객과 달리 투자상품에 보수적인 은행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중위험·중수익 상품 라인업도 확대했다"며 "지난 8월 판매를 마친 서울시 햇빛 시민펀드 등이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햇빛펀드는 사모형태로만 출시됐던 태양광 발전 사업분야 펀드를 공모형태로 내놓고 수익률 4.18%에 사실상 원금보장을 뜻하는 원금 상환 조건까지 내걸어 인기를 끌었다.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수익성도 개선됐다. KB증권은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수익은 8,7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13.5%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은 475억원으로 122.1% 증가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지난 3·4분기 10.54%로 지난해 같은 기간(5.09%)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KB증권 관계자는 "최근 부산에도 복합점포를 개설하는 등 지방 거점 복합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공략하고 있다"며 "WM사업 부문이 영업 플랫폼을 확대함에 따라 시장 점유율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