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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 분수령… 미리보는 연말인사] < 2> 신한금융

포스트 한동우 찾아라… 유력 후보 공백 속 복잡해진 셈법


1순위 서진원 행장 건강악화로 물러나 세대교체 가능성

주요 계열사 사장·지주 부사장단 모두 잠재적 후보군

은행 인사선 조용병 행장 '친정체제' 구축 여부에 관심


지난 2010년 벌어진 신한 사태 이후 취임한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온화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다잡고 신한을 실적 1위의 금융회사로 도약시켰다.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시하고 계파보다는 조직을 먼저 생각하며 고객을 위해 따뜻한 금융회사가 되자는 경영 철학이 신한 곳곳에 뿌리내린 데는 한 회장이 보여준 부드러운 리더십의 힘이 컸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임기가 앞으로 1년여 남은 가운데 한 회장에게 남은 숙제는 잡음 없이 신한금융의 차기 지배구조를 안착시키는 것이다. 이는 조직의 내홍을 딛고 취임한 한 회장이 신한 사태를 완전히 종결 짓고 새로운 신한을 물려준다는 차원의 의미도 있다.

신한금융의 올해 말, 내년 초 인사는 이처럼 '포스트 한동우'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한 회장은 신한 사태 이후 만들어진 나이제한(70세) 규정에 따라 더 이상 연임은 불가능하다.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혔던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 악화로 일선에서 물러난 후 신한의 후계 구도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1951년생으로 다른 회장 후보군(1957~1960년생)보다 연륜이 깊은 서 전 행장은 여전히 유력한 회장 후보이지만 그의 건강 상황에 따라 신한은 다소 급격한 세대교체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차원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내년 초 계열사 사장단 인사다. 외풍 없이 내부에서 후계군이 키워지는 신한은 신한은행뿐 아니라 신한카드·신한생명·신한금투 등 주요 계열사 사장과 지주 부사장단을 모두 잠재적 회장 후보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과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이 모두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둔 만큼 이들의 연임, 또는 교체 여부가 차기 회장, 또는 행장 후보군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한의 또 다른 잠룡 중 하나인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경우 8월 1년 연임에 성공, 내년 하반기 다소 미묘한 시점에 임기 만료를 앞두게 된다.

은행 임원 인사에서는 올 초 취임한 조용병 행장이 친정체제를 구축하느냐를 눈여겨볼 부분이다. 3월 서 전 행장의 건강 악화로 갑작스럽게 취임했던 조 행장으로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단행하는 임원 인사다. 부행장보 이상 임원 12명 중 5명이 3년(2+1년)가량 임기를 채운 만큼 중폭 이상의 인사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은행과 증권 임원까지 겸직하고 있는 임영진 WM그룹 부행장이나 이동환 CIB그룹 부행장의 경우 경영 능력이 검증된 만큼 계열사 사장 등으로 영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밖에 임영석 기관그룹 부행장, 서현주 리테일부문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도 올해 말로 3년의 임기를 채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은 모든 계열사 임원급 인사를 지주의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기는 하지만 조 행장의 인사 철학이 이번 은행 인사에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회장에게 남은 1년여의 과제는 이 같은 후계구도 재편 과정에서 주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한편 신한 사태의 여진을 완벽하게 극복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신한은 후계구도를 그리는 데 창업 지분인 재일교포의 영향력이 크지만 재일교포들도 2·3세대로 지분이 흩어지면서 결집력이 예전만 못하다. 신한 내부적으로는 잠잠해졌다지만 외부에서는 아직도 신한 사태의 책임 공방이 벌어진다. 여기에 최근 일본 조세당국이 신한 재일교포 주주들의 국외 재산에 대한 세금 추적을 강화하는 것도 재일교포의 힘을 한데로 모으는데 악재로 평가된다. 내년 한 해 한 회장이 어깨에 짊어질 짐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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