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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미국 금리인상과 신흥시장 채권투자

폴 드눈 AB자산운용 이머징마켓 채권 담당이사

폴 드눈 AB자산운용 이머징 마켓 채권 담당 이사


신흥시장 채권은 지난 몇 년 동안 투자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률과 안정된 경제, 그리고 매력적인 수익률을 지닌 신흥국의 채권은 합리적인 투자 선택으로 여겨졌다. 투자자들은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로 위험분산 차원에서 신흥국 채권으로 눈을 돌렸다. 불행하게도 투자자들의 이러한 시도가 도리어 위험을 증가시켰다. 신흥시장의 공모채권 지수는 지난 2013년과 지난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나쁜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흥시장 채권에 대한 접근이 오히려 투자 포트폴리오를 위태롭게 만들었던 것이다.

JP모건의 신흥시장채권지수(EMBI)를 보면 2013년에는 6.58%가 하락하면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어떤 신흥국도 당시 지수하락을 주도한 일이 없다는 점이다. 몇몇 신흥국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아르헨티나·에콰도르·파키스탄 등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가 긍정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우선 EMBI가 5.53% 반등했다. 다만 이 수치가 당시 경제상황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락했고 경제성장률 하락 우려가 팽배했다. 베네수엘라·우크라이나·러시아 등 몇몇 국가가 이에 큰 영향을 받았다.



신흥국의 경제상황이 좋았던 2013년에는 EMBI가 낮았던 반면 악재가 겹쳤던 지난해에는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미국의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달러 표시 지표인 EMBI의 듀레이션은 6.98년이었다. 이는 바클레이스 채권지수의 5.53년보다도 1.5년이 더 길다. 듀레이션을 길게 가져갈수록 지수의 변동성에 대한 불안은 더 높아진다. 미국 금리에 대한 민감도도 커진다.

미국 10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2013년 3%까지 치솟았다. 미국 국채 수익은 크게 상승했다. 듀레이션이 긴 탓에 EMBI를 크게 하락시켰다. 반면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지난해에는 경제상황이 불안정했지만 짧은 듀레이션이 지수 상승을 이끌어냈다.

신흥시장에 접근할 때 상향식 투자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투자를 둘러싼 다른 위험을 고려하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채권투자와 관련해 위험을 낮추려면 미국의 듀레이션을 고려해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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