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 진출 선언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들의 주가는 오른 반면 LG전자를 비롯한 LG그룹 관련사들의 주가는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이미 자동차 전장 사업에 뛰어든 상태지만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등장으로 어느 정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강력한 정보기술(IT) 기업인 삼성전자의 시장 진출로 전체 시장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져 중장기적으로는 양사 모두에 이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58%(2만원) 오른 12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자 관련 계열사인 삼성전기는 전날 대비 3.98%(2,700원)나 올랐고 삼성SDI(0.80%)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LG전자는 전날 대비 6.21%(3,250원) 하락한 4만9,050원에 장을 마쳐 한 달여 만에 다시 5만원대 밑으로 떨어졌고 LG화학(-0.32%), LG이노텍(-1.96%) 등도 하락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 및 계열사와 LG전자의 주가가 엇갈린 것은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 사업 진출 소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전날 권오현 부회장 겸 기기부품(DS) 부문장 아래 박종환 부사장을 팀장으로 하는 전장사업팀을 신설해 자동차 관련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기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전장사업팀을 DS 부문 산하에 놓은 것은 삼성전자가 앞으로 단순히 전장부품이 아닌 차량용 반도체와 스마트카까지 사업을 확대하기로 장기 계획을 수립해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삼성전기는 중대형 2차전지 사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이미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에 3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상태이며 중국 시안과 울산 신규 라인이 가동되면 전기차 배터리 부문 매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의 경우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진출해 전장부품 라인업이 확대되면 전기차 제조원가 중 비중이 가장 높은 중대형 2차전지 매출이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 진출은 이미 관련 시장에 진출해 있는 LG전자에는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시장 규모가 확대돼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날 LG전자를 비롯한 관련주들의 주가가 하락한 것은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자동차 시장에 정보기술(IT) 부품업체들이 많이 진입하면 결과적으로 시장이 IT 부품업체 위주로 재편되고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양측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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