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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째 에어쿠션과 관련한 특허 분쟁을 벌여 온 K뷰티의 쌍두마차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각각 에어쿠션과 치아미백의 특허권을 주고 받는 '특허 빅딜'을 전격 단행했다. 지난 9월 중국에서의 '공동 뷰티쇼'에 이어 두 번째 협력으로, 장군멍군의 소모적인 다툼을 끝내고 K뷰티를 위해 진정한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아모레와 LG생건은 각사가 보유하고 있는 화장품 및 생활용품 분야의 등록특허에 관한 상호 간 '통상실시권 허여'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양대 라이벌 화장품 회사가 각자의 독보적인 특허권을 서로 '교환'하며 윈윈하기로 도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상실시권 허여란 등록특허의 특허권자가 다른 사람에게도 일정한 범위 안에서 해당 특허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허락하는 제도다.
이번 계약을 통해 두 회사는 진행 중인 특허 관련 소송을 취하했다. 대신 아모레는 LG생건에 '쿠션 화장품(위 사진)'에 적용된 특허를 사용한 권리를 허락하고, LG생건은 자사 '치아미백패치 클라렌(아래)'에 적용된 특허를 사용할 권리를 허락하기로 했다. 이로써 LG생건은 화장품 부문에서, 아모레는 생활용품 부문에서 선진 기술력을 보완함으로써 동반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모레 관계자는 "두 회사가 분쟁을 하기보다 국내 화장품 산업이 발전하도록 서로 협의하는 것이 낫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아모레는 2012년 9월 자외선 차단 화장품 관련 기술의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LG생건을 상대로 특허권침해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LG생건은 아모레를 상대로 특허권 무효 맞소송을 제기하는 등 지금껏 법정 싸움을 계속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 메르스 사태 이후 중국 관광객 급감에 따른 위기에 봉착한 두 기업은 지난 9월 초에 중국 항저우, 난징에서 이례적으로 공동 뷰티쇼를 열며 화해 무드를 조성, 동반자적 관계를 모색해 왔다.
아모레는 LG생건을 시작으로, 에어쿠션 기술을 사용하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경우 올 초 상호 양해각서(MOU)를 맺은 크리스챤 디올처럼 국내외 다른 뷰티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 관계자는 "LG생건은 아모레의 특허를 인정하고 특허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며 "이 같은 결정은 결국 아모레가 기술 혁신을 통해 화장품 선진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귀띔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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