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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행보로 '중통령' 새 모델 만드는 박성택 회장

박성택 회장은 원래 대기업 회사원 출신이다. 1984년 LG금속(현 LS니꼬동제련)에 입사해 과장까지 승진했지만 1990년 미련 없이 회사를 그만뒀다. 학창 시절 내내 그의 간절한 꿈이었던 창업을 위해서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올 2월 그는 ‘중소기업계의 대통령(중통령)’이라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아스콘연합회장을 맡으며 몸을 낮춰 대화하는 소통과 특권을 내려놓는 파격 행보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권한을 과감하게 이양해 구성원 각자가 결정하고 책임지는 조직으로 만드는데 주력했는데 이는 회사 운영은 물론 아스콘연합회장 시절에도 일관된 그의 경영 방식이었다.

박 회장의 파격 행보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자리에 오른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박 회장은 그 동안 받았던 회장 전용 대외활동수당을 전액 반납했다. 그는 “내가 먼저 청념하고 깨끗해야 당당하게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생각에 그 동안 받았던 대외활동수당을 모두 반납했다”면서 “중기중앙회가 연간 100억원에 가까운 국고 보조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근인 회장이 매달 1,000만원씩 대외활동수당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수당은 수백 개에 이르는 회원조합사의 경조사 비용 등 대외 활동에 사용하라고 중앙회가 지급한 것이다. 박 회장은 회장 전용 법인카드까지 반납하고 필요한 비용은 자신의 개인 카드로 결제하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중앙회에서 내주는 업무용 자동차를 타지 않는다. 주말에 공무도 있지만 사적인 일도 많기 때문에 업무용 자동차를 쓰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취임 직후 고액 연봉이 보장되는 홈앤쇼핑 공동대표직도 맡지 않고 있다. 중기중앙회가 홈앤쇼핑 최대 주주인 만큼 무보수 명예직인 이사회 의장직만 수행하고 있는 것. 박 회장은 평상시 “중기중앙회장은 무보수로 봉사하는 자리”라며 “국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는 단체의 비상근 회장이 별도의 수당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곤 했다.

취임 직후에는 해외 출장시 항공 좌석과 호텔 객실 등급을 낮출 것을 지시하면서 신선한 변화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취임 직후 대통령 해외 순방에 다녀오자마자 박 회장이 주재한 첫 임원 회의에서 그는 앞으로는 해외 출장에 나설 때 퍼스트 클래스가 아닌 비즈니스 클래스를 사용하고 호텔도 스위트룸 대신 일반룸에 묵을 테니 엄수하라고 지시했다. 그 동안 회장 출장 비용은 모두 중앙회 예산에서 처리됐던 만큼 항공과 호텔 등급을 낮추면서 관련 예산이 상당히 절감됐다는 후문이다. 회장 비서실 직원도 기존 5명에서 4명으로 줄였다. 전임회장 시절에는 비서실장을 비롯해 5명이었지만 지금은 실장 밑에 수행비서 1인, 직원 1인 등 3명으로 줄었다. 특히 일을 가장 많이 하는 과장급 한 명 자리를 없애 실무 부서에 투입해 의전보다는 실무 중심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300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중소기업중앙회장부터 청렴하고 깨끗해야 더 당당하게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고 밖에서도 진정성을 갖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내가 솔선수범해서 깨끗한 모습을 보이면 중앙회 사무국도 청렴하고 깨끗하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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