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둘 다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란 점이다. 지미 헨드릭스는 공연 중 기타 줄을 이로 물어뜯거나, 기타를 부수는 등 현재 모든 락 퍼포먼스의 창시자로, 그의 치렁치렁한 패션과 현란한 기타 연주는 전 세계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장국영은 공전의 히트를 거둔 영화 천녀유혼과, 패왕별희, 영웅본색 시리즈를 통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인물로, 8-90년대 아시아 대중문화의 아이콘이었다. 두 번째, 젊은 나이에 석연찮은 죽음을 맞이했다는 점이다. 시대를 대표하는 두 거장인 만큼 그들의 죽음을 둘러싼 괴담이 도는 건 당연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 상당히 수긍이 가는 부분이 많다. 세 번째, 둘 다 죽음으로 본인들과 가까운 누군가가 거액의 사망 보험금을 수령했다는 점이다. 아직도 회자되는 둘의 죽음, 전혀 다른 듯 비슷한 두 사람의 죽음과 보험금에 얽힌 미스터리를 자세히 살펴보자.
천재 왼손잡이 기타리스트의 허무한 최후
1970년 9월 18일, 지미 헨드릭스의 친구인 에릭버든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한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 “지미가 의식이 없다.” 지미 헨드릭스의 여자친구인 모니카 다네만의 떨리는 목소리에 놀란 에릭버든은 즉시 구급차를 불렀지만, 병원 이송 후 곧 숨을 거두고 만다. 그의 나이 불과 27세였다.
영국 경찰이 밝힌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연 후 가진 파티에서 돌아와 호텔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잠들기 전 지미 헨드릭스가 마리화나, 코카인, 9알의 수면제, 알코올 등을 과다하게 복용했고 이에 의한 급성 심장발작이 의식불명으로 이어졌으며, 병원 이송 중 구토를 하며 나온 자기 토사물에 의한 기도질식으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공연에서 신들린 연주를 보여주던 열정 넘치는 스타가 고작 약물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팬들이 받아들이긴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역시나 이런 찝찝한 죽음에 대한 의문이 피어오를 무렵 사망 당일에 같이 있던 여자친구 모니카 다네만이 지미 헨드릭스를 살해한 범인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정확한 물증이 없고, 지미 헨드릭스의 가족이 더 이상 수사를 원하지 않아 상황은 그것으로 종결되었다.
하지만 끝난 것으로 알았던 이 사건은 2009년에 왈칵 뒤집히게 된다. 지미 헨드릭스가 사망할 당시 전 매니저인 제프리가 도박중독 때문에 빚 독촉에 시달리고 있었고, 동시에 지미 헨드릭스와 계약 관계가 끝나 벼랑 끝에 있던 그가 사망 보험금을 목적으로 헨드릭스를 살해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제프리는 도박으로 전 재산을 탕진한 상황이었고, 헨드릭스의 사망 보험금 230억원을 수령한 사실이 밝혀지며, 사망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라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되었지만, 제프리는 그 해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며 사건은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