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이 지분매집을 통한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신일산업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 경영진인 김영 신일산업 회장 측과 황귀남 노무사 측의 2년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가 악화일로에 놓이자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나선 것이다.
신일산업 소액주주 모임을 이끌고 있는 주주 유승진(41)씨는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과 이에 대항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황 노무사 모두 회사를 정상화하고 신일산업 주주들의 주주권익을 보호할 적임자가 아니다"라며 "연내 소액주주 연대 지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방식으로 주주들이 직접 회사 정상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유씨에 따르면 일부 신일산업 주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보한 지분율은 12.04%이다. 이는 최대주주인 김 회장 측 (13.86%)과 황 노무사 측(10.74%)의 지분율과 버금가는 수준이다. 유씨는 "최근 황귀남씨가 신일산업 주식을 처분해 지분율이 7%대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김 회장 측 지분율 역시 추후 법원의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조치에 따른 의결권 제한으로 7~8%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소액주주 모임이 실질적인 최대 주주"라고 전했다. 최근 황 노무사 측은 분식회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김 회장을 상대로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한 바 있다.
유씨는 "해외에 폭넓은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홍건표씨를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하는 한편 전문경영진과 주주 대표가 절반씩 이사회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주주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며 "내년 1월 중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이 같은 방안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황씨가 지분 5.11%를 취득하고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시작된 신일산업의 경영권 분쟁은 주주총회 표 대결, 소송전 등이 2년여간 이어져온 상태다. 이에 신일산업 실적은 크게 악화했다. 올해 3·4분기 누적 기준 신일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24% 감소한 797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53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1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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