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중 데이터베이스관리솔루션(DBMS)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크고, 이 분야에서 한국은 글로벌 기업과 대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세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꼽히는 '한글과컴퓨터' 그리고 '안랩'과 함께 대표적인 SW기업인 티맥스소프트. 장인수(52·사진) 티맥스소프트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요즘에는 거의 모든 업종의 사업이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ICT 업종에서 DB 관리·운영은 사업 성공의 핵심 과제이며, 영역도 빅데이터 등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DBMS 사업이 갈수록 상종가를 보일 것이라는 게 장 대표의 전망이다. 실제로 우정사업본부나 수자원공사의 공공기관은 물론 연세대학교와 같은 대학에서 글로벌 기업 솔루션을 티맥스소프트의 DBMS 제품 '티베로'로 교체해 화제가 됐었다.
또 티맥스는 티베로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 개척에 팔을 걷어붙였다. 장 대표는 "중국 정부가 IBM과 오라클, EMC 등 글로벌 외국산 SW제품 사용을 제한하고 있음에도 중국의 DBMS 기술은 외국산을 대체할 수준이 못 된다"며 "중국 SW기업 '인스퍼'와 51대 49(티맥스)의 지분율로 합작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 중인 것도 그런 틈새시장을 노린 것"이라고 소개했다. 합작법인은 티베로를 모태로 하는 새 모델을 중국산으로 인정받기 위함이 목적이다. 자국 SW 제품이 아니면 정부에 납품할 수 없는 중국의 사업 환경을 반영한 것이다. 이런 티맥스의 중국 진출 모델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장 대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중국 정부가 다음 달 15일 중국에서 주최하는 한중 소프트웨어 교류 세미나 행사에 참석해 성공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티맥스가 쉽게 성공한 것은 아니다. 장 대표는 "지난 1997년 설립된 뒤 시스템통합(SI) 분야에 투자하던 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경영난을 겪으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갔다"며 "강도높은 인력과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한 끝에 3년 만에 겨우 워크아웃을 졸업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과정에서 장 대표는 "기존 판매했던 SW를 유지보수하고 받는 대금을 R&D에 재투자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설명한 뒤 "같은 프로젝트라도 공공기관이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에게 지급하는 유지보수비용에 차이가 나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경우 글로벌 기업에는 판매가의 22%를 유지보수비용을 책정하는 반면 국내 기업에는 6%만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국내 기업이 제대로 된 R&D로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런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지영기자 j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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