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죠.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받아 경영권 소송을 제기하면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시작됐는데요. 형의 공격을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늘 법정 소송과 관련해 입을 열었습니다. 일단락된 듯하던 집안 싸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롯데 본사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한지이기자.
[기자]
네, 소공동 롯데 본사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신동빈 회장이 롯데 경영권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사실 오늘 열린 롯데면세점 비전 선포식 참석 여부도 불분명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신 회장이 오늘 기자간담회장에 나타나 최근 불거진 경영권 분쟁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롯데가의 집안싸움이 다시 시작됐는데요. 이 때문에 오늘 신동빈 회장의 롯데면세점 상생 2020 비전 선포식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기자회견으로 집안싸움이 반전 국면에 접어들면서 위기를 느낀 탓이었는지 결국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신동빈 회장 인터뷰 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신동빈 회장 / 롯데그룹
지난주 목요일 그리고 주말에 일부 언론에서 나온 부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하겠습니다. 최근 불거진 (경영권 분쟁 관련) 여러 일들은 이러한 롯데의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뿐입니다. 저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집중하겠습니다.
현재 롯데그룹은 또다시 불거진 경영권 다툼으로 시내면세점 재입찰을 앞두고 최대 위기를 맞은 상황입니다. 기업의 모든 힘을 동원해 면세점 사업권 방어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분쟁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에 따라 민·관으로 구성된 면세점 특허 심사위원으로부터 기업 건전성이나 사회적 역할 평가 부분에서 좋지 못한 점수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재벌가 집안싸움이 다시 불거지면서 손쉽게 사업권을 재승인받을 것으로 예측됐던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두 면세점의 재입찰에 대한 여론의 시선도 곱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롯데 사태가 다가올 시내 면세점 특허권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반격이 시작된 걸로 보이는데요. 신 전 부회장이 모레인 14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광윤사 주주총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대표권을 빼앗겠다고 했다면서요?
[기자]
네, 신동주 전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신동빈 회장 축출 작업에 착수했는데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오늘 “롯데그룹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주주총회가 오는 14일 오전 9시30분 일본 광윤사 담당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개최되며, 2가지 안건이 상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첫 번째로 주총에서 상정될 안건은 신동빈 회장의 광윤사 이사직 해임안 입니다. 만약 신 회장의 이사직 회임이 결정되면, 두번 째로는 신회장을 대신할 새로운 이사 선임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이사직 해임과 신규 이사 선임은 광윤사 정관에 따라 주총에서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과반수 출석과 찬성을 얻으면 통과됩니다.
또 주총에 이어 이사회도 개최될 예정인데, 이사회에서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광윤사 대표이사 선임 건과, 신격호 총괄회장의 광윤사 주식 소유지분 1주를 신동주 회장에게 매각하는 거래에 대한 승인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확고한 최대주주 권리를 심어주기 위함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만약 신동빈 회장이 해임되더라도 신 회장의 그룹 경영권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의 3분의 2 정도를 보유한 종업원 지주회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신 회장을 확고히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광윤사 주총결과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지난주에는 신동주 전 롯데 부회장의 기자 회견에, 또 주말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질책하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신 회장이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건강이상설이 일축되면서 분위기가 차남의 배신, 찬탈로 가고 있는 듯합니다. 롯데그룹 측 입장은 어떱니까?
[기자]
네.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8일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한 언론이 배석한 자리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소송을 통해 전면전을 벌일 것임을 시사했는데요.
신 총괄회장은 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그룹을 승계받지 못할 것으로 보고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것이라며, 여러 사람의 반대를 물리치고 경영권을 맡겼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며 후회한다고 말했습니다.
신 총괄회장은 “한국과 일본에서 민·형사 소송을 모두 진행하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을 차남이 불법적으로 빼앗고 자신의 재산을 마음대로 움직인 것은 범죄 행위라고 항변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계속 주장해온 건강이상설에 대해서는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이상하다느니 바보가 됐다느니 하며 재산을 가로채는 것은 큰 범죄행위 아니냐”며 “중국사업에서의 실패분을 소송을 통해 개인 재산으로 받아내고, 물러서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이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내세우는 데 대해 상당히 불쾌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 사이의 갈등은 형인 신 전 부회장에 의해 비롯된 오해라며 대립설을 불식시키는데 노력해왔습니다.
중국 사업과 관련해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신 총괄회장에게 지속적으로 보고돼 온 사안일 뿐만 아니라 신 회장은 항상 신 총괄회장에게 중요 업무를 보고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이미 신 회장이 그룹의 실질적인 지배권을 확보했기 때문에 법적 공방을 벌이더라도 결국엔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앵커]
결국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싸움은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법정공방을 통해 결론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그룹의 경영권 향배가 결정될 사상 최대규모의 법정 다툼이죠. 롯데가 부자·형제 소송의 첫 재판이 오는 28일 열릴 예정인데요.
서울중앙지법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가 롯데쇼핑 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 기일을 오는 28일 오전 10시 30분에 진행합니다. 신동빈 회장 측 법률 대리는 국내 최대 로펌으로 꼽히는 김앤장이, 신격호·신동주 측 대리는 법무법인 두우와 양헌이 맡았습니다.
신 총괄회장 측은 제대로 된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끈 중국사업에 관한 회계장부 열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반면, 롯데그룹 측은 자료 제출 지시나 감사를 명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대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소공동 롯데 본사에서 서울경제TV 한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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