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5중전회가 마무리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앞으로의 5개년 계획을 통해 중국 경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유지해왔던 고성장 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 내수 증진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전략에 방점을 찍은 것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몇 가지 주요 사안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는 우선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을 공식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한 자녀 정책은 지난 1978년부터 시행된 중국의 중요 국가 정책이었다. 당시 중국은 경제상황이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통제하기 위해 이 같은 정책을 추진했다. 절대 빈곤층을 늘리지 않기 위한 극단적 조치였다.
하지만 2012년을 끝으로 8%대 경제성장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동 가능 인구도 점차 줄어들면서 출산제한 정책의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번 5중전회를 통해 나온 1가구 2자녀 정책은 6~7%대 성장시대에 진입한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수요층을 창출하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은 이와 함께 인민은행의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동반 인하했다. 올 들어서만 다섯 번째 인하다. 이번 인하 조치는 경기부양과 예금금리 자유화, 주식시장 안정화 등을 겨냥하고 있다. 금리 자유화는 향후 중국 자본시장의 기능을 확대하고 금융시장의 개방과 시장화에 기여해 고정금리 체제에서의 불균형적 구조를 해결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공산당이 덩샤오핑 체제 이후 오는 2020년까지 100년 목표로 제시한 '샤오강 사회(중산층이 단단해지는 사회)'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아울러 지난주 말 한중일은 정상회의를 통해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경제 통합과 관련해 속도를 내기로 했다. 특히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중국 청두시에 창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국내 주요 기업 총수와 만나 투자를 논의했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7대 전략 산업(에너지 및 환경보호·정보기술·바이오·첨단장비·신에너지·신소재·친환경자동차 등)을 육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주식시장에서는 금리인하의 효과로 은행 등 금융 관련주와 내수 인프라 연관 종목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다만 중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과 중소형주의 회복은 다소 더딘 모습이다. 이번 5중전회와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제시한 6~7%대 중고속 성장시대는 내부의 풍부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재확인한 자리였다. 그만큼 중국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각에도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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