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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훈 현대상선 사장 서울경제 인터뷰, "해운도 기간산업… 내년 흑자낼테니 도와달라"

은행, 조선에만 너무 매달려

단기 회사채 등 지원 필요

"내년에는 반드시 흑자전환 할 수 있도록 전 직원이 의욕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낮아지는 운임과 높은 선박 운용 비용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해운업도 국가 기간산업이란 점을 고려해 정부나 금융권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백훈(사진) 현대상선 대표이사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내년 반드시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1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해양가족 송년회 및 IMO사무총장 취임 축하 행사'에서 만난 그는 몇 번의 손사래 끝에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운임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먼저 했다. 그는 "과거에는 운임을 설정해두면 한달 정도는 유지가 됐는데 지금은 운임인상(GRI)을 해도 2~3일 만에 다시 내려간다"며 "선사 별로 운임을 계속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머스크, MSC, CMA 등 대형 해운사들이 초대형 선박을 앞세워 운임을 낮추면서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선사들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 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SCFI)는 2010년 평균 1365에서 2012년 1244, 지난해 1069 로 낮아졌다. 특히 이달 4일에는 사상 최저 수준인 494까지 떨어졌다.

운임은 낮아지고 있지만 선박운용 비용이 많이 드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상선 뿐 아니라 국내 업체들은 중고선이 많고 그동안 신용도가 낮아 유동성 문제로 신규 발주를 못했다"며 "선박을 보통 그리스 등 해외 선주로부터 장기간 빌려서 사용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 경쟁력 강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해외 선주들은 국내에서 자금을 빌려 싸게 나온 배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운동맹인 G6 얼라이언스의 배를 함께 쓰고 있기 때문에 기업 차원에서 선박 발주가 당장 시급하지는 않지만 국가기간 산업이란 측면에서 선복량을 회복해야 한다"며 "단순히 한 기업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부나 금융권이 조선업뿐만 아니라 해운업도 국가 산업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조선업과 달리 해운업체들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많이 조달하다 보니 은행 입장에서는 조선업쪽의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한 것 같아 해운사들의 어려움이 있다"며 "해운업체가 선박을 발주하면 조선도 함께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구조조정과 비용 합리화로 유동성을 확보하려 했으나 구조적 부분이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정부와 금융권이 국가산업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며 "정부 차원에서 단기 자금에 대한 회사채 만기연장이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추가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벌크선 부분 등에서 추가 자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벌크선을 담보로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한진해운과의 합병 문제에 대해서는 "밝히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대답을 피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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