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깐깐한 한국 시장은 시금석과 같죠. 한국에서 통한 제품은 전 세계 어디서든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지난 2일 한국을 찾은 투에 만토니(사진) 뱅앤올룹슨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뱅앤올룹슨은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최고급 스피커를 만드는 덴마크의 럭셔리 브랜드로 올해 90돌을 맞았다. 만토니 CEO는 설립 9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초대형 스피커인 '베오랩 90'의 홍보차 방한했다.
뱅앤올룹슨에 한국은 작지만 각별한 시장이다.
이날 기자와 만난 만토니 CEO는 "서울 압구정 매장은 전 세계 700여곳에 달하는 뱅앤올룹슨 전문매장 중 매출 상위 5위를 3년째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가격보다도 기술과 음질을 중요시하며 이는 뱅앤올룹슨의 지향과도 맞아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맨토니 CEO는 직원이 2,000명도 안되는 덴마크의 작은 가전업체인 뱅앤올룹슨이 90년이나 번영할 수 있었던 이유로 "단기 실적과 타협하지 않는 기술·품질 중시의 정신"을 꼽았다. 그는 "수익을 내야 한다는 압박은 늘 있지만 우선순위는 미래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이라며 "15년 이상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투자가 장수(長壽)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편 뱅앤올룹슨은 이날 서울 압구정 매장에서 '베오랩 90'을 국내 소비자들에 선보였다. 베오랩 90은 뱅앤올룹슨 역사상 가장 큰 스피커이며 가격은 고급 세단 한 대와 맞먹는 9,990만원에 이른다. 베오랩 90 한 대만 있으면 대형 영화관에 버금가는 음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뱅앤올룹슨 측은 강조했다. 본격적인 판매는 내년 초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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