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소득공제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저금리에 소득공제를 통한 절세의 효과가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 판매를 종료하는 대표적인 '세테크' 상품에는 소장펀드와 재형저축이 있다. 전문가들은 재형저축보다 의무가입기간이 짧고, 펀드투자로 인한 수익에 소득공제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소장펀드가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올 들어 소장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총 1,7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에는 208억원이 들어오는 등 하반기 들어 가입자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소장펀드는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연간 600만원까지 납입액의 40%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 4,600만원 이하인 근로자(소득세율 16.5%)가 올해 말까지 소장펀드에 600만원을 납입하면 납입액의 40%에 해당하는 240만원에 대한 소득공제액 39만6,000원에서 농어촌특별세(농특세) 20%를 차감한 32만4,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내년부터는 농특세도 감면된다. 소장펀드의 최소 가입기간은 5년으로 추가 5년 연장이 가능하다. 또 일단 가입했다면 총 급여가 8,000만원이 될 때까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소장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신영마라톤소득공제자(주식)C형'으로 16.2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밸류포커스소득공제전환자(주식)C클래스'는 12.09%,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주식)종류C'도 6.32%를 기록하며 우수한 수익률을 보였다.
수익률이 높은 펀드들의 특징은 대부분 장기투자 전략과 가치주 전략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마라톤소득공제펀드는 향후 2~3년에 기업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투자하고, 저평가된 업종 대표주와 성장가치가 높은 중소형주 편입도 지속하고 있다. 8월 3일 포트폴리오 기준 주요 투자종목은
삼성전자(7.84%), KT(3.36%), 하나금융지주(2.62%), 대교(2.10%), 현대해상(1.95%), 한화(1.86%), GS리테일(1.84%) 등이다.
소장펀드의 유형은 크게 주식형과 혼합형 펀드로 나뉜다. 부분 환매가 안 되는 특성상 서로 다른 유형으로 두 개 이상의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하나의 펀드로는 납입시기와 비중을 조절하면서 투자성과를 관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주식형과 혼합형 간에 전환할 수 있는 소장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효율적이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의 펀드 중 전환형 상품인 'KB밸류포커스소득공제전환자(주식)C클래스'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2.09%로 신영마라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성과를 보였다. 'KB가치배당소득공제전환자(채혼)C클래스'도 같은 기간 6.8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소장펀드는 최소 가입기간 5년을 유지해야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만약 5년 이내 중도 해지할 경우 총 납입금액에서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6.6%의 추징세액을 내야 한다.
또 연금계좌처럼 중도에 갈아탈 수 없고,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라 펀드 실적이 악화되면 원금 손실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온수 현대증권 자산전략컨설팅 팀장은 "상품 유지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만큼 장기 운용 철학을 지닌 운용사들의 펀드를 골라 납입금액을 조절해가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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