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기업공개(IPO)를 철회했던 조선기자재 전문기업 세진중공업이 연내 증시 입성을 다시 추진한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세진중공업은 전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세진중공업은 지난 8월20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밟았으나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 사태 등으로 조선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냉각된 탓이다.
세진중공업이 상장을 재추진하는 것은 어차피 단기간 내 조선 업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탄탄한 실적을 내보이고 있는 현시점이 IPO의 가장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전방 산업인 조선업의 경기 변동에 크게 좌지우지되지 않는 세진중공업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자신감도 반영됐다.
세진중공업은 지난번과 같은 수요예측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희망 공모가 범위를 당초(주당 3,900~4,800원)보다 낮은 3,500~3,9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 물량 역시 기존 1,514만1,000주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674만1,000주로 설계했다. 다만 새로운 공모 구조에도 불구하고 세진중공업의 IPO가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연말 증시 입성을 앞둔 기업의 공모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선택지가 많은 상황에서 조선업체에 투자할 기관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세진중공업은 대형 선박의 구조물을 제작하는 조선 기자재 전문 기업이다. 선박 내 선원들의 생활공간인 데크하우스와 액화천연가스(LPG) 운반선에 들어가는 LPG탱커 등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5,679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을 기록했다. /박준석기자 pj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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