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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중소기업이 희망이다] <2> 쑥쑥 크는 '히든 히어로'

"직원 교육이 곧 투자"… '사람'에 눈뜬 中企 연간 수억 지원도


"당장 성과 안나오지만 지속적 성장 위해 필수"

中企 매출 대비 교육비… 대·중견기업보다 높아

자체 교육프로그램에 전담자 따로 둔 곳도


"직원들이 즐겁고 잘 배워야 업무 성과도 올라가죠."

기능성 수제화를 만드는 김원길 안토니 회장의 인재 육성 철학이다. 한 해 2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안토니가 직원 교육과 레저활동·복지에 사용하는 금액은 무려 5억원이나 된다. 수상스키 마니아인 김 회장은 직접 직원들에게 수상스키도 가르쳐주고 시합을 통해 팀워크를 기르기도 한다. 전 직원 300명 가운데 10%인 30여명을 매년 이탈리아 전시회에 탐방을 보내고 업무시간 이후 선배가 후배의 업무를 지도해주는 멘토링 시스템도 갖췄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경영자들이 근로자 교육과 인재 육성에 집중 투자해 근로자와 기업이 모두 성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들은 '최고경영자(CEO)는 최고교육책임자(Chief Education Officer)가 돼야 한다'는 사명으로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영환경이 열악한 가운데서도 직원 교육과 인재 양성에만큼은 아끼지 않고 투자하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것이다. 실제로 기업교육 전문업체 엑스퍼트컨설팅이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81일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중소기업·공공기관 303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교육비 비율은 0.18%로 대기업(0.14%)이나 중견기업(0.10%)보다 높았다. 직원 한 명당 평균 교육비용 지출액도 중소기업이 53만원으로 대기업(58만원), 중견기업(54만원)과 비교해 별다른 차이가 없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설문을 분석해보면 대기업들의 대규모 연수시설 구축비용을 제외한 교육 관련 변동비용만 계산했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의 교육투자 비중이 대기업보다 높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확실히 과거와 비교해 교육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교육에 대해 지출하는 비용을 투자로 보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원전계측기 제조업체 우진도 190여명인 전 직원에게 매년 1억원의 교육비를 사용하고 있다. 신입사원을 포함해 전 직원이 1년에 1인 1교육을 하도록 계획을 잡고 자신의 업무에 맞게 인사, 품질관리, 영업 관련 교육을 매년 새롭게 이수해야 한다. 또 어학학원이나 전화영어수업도 원하면 회사에서 모든 비용을 지원하고 체력단련비도 연간 100만원이 지원된다. 박종훈 우진 경영기획 부장은 "직원들의 역량 강화는 들이는 비용에 비해 당장 성과가 나오지는 않지만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 교육에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이 직접 직급별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갖춘 곳도 있다. 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이지웰페어는 직급별 계층 역량 강화를 위해 사내 교육 프로그램을 세분화해 운영한다. 'ez-LCI(지도자 능력 개선)' 과정은 팀장급 이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면접관 훈련, 조직 갈등관리, 긍정 리더십 등 리더로서의 자질을 교육한다. 'ez-SCI(선임 능력 개선)' 과정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급 직원들의 업무 개선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과정으로 문제 해결 등의 과목이 있으며 'ez-JCI(후임 능력 개선)' 과정은 연차가 낮은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과정으로 업무 완결성 강화를 위한 교육이 이뤄진다. 이기황 경영기획팀 책임은 "개인 역량의 강화가 결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00억원대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충남 예산의 자동차 부품업체 클라이젠은 '기업은 학교의 일종'이라는 인재 육성 철학을 가지고 공장 안에는 교육만을 책임지는 책임자를 따로 두고 멘토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회사와 생각이 맞지 않아 금방 나갈 것 같은 직원들도 클라이젠의 경력을 활용해 다른 회사에서 자기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인재 육성 철학은 기업의 성과로도 바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부품인 풀리(로프를 걸어 회전시키는 바퀴), 클러치, 코일 등 작은 부품 제조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 대우·한국델파이 등 대기업의 협력사로 성장했다. 클라이젠의 인사담당자는 "전문기술력이 요구되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안정적인 품질로 납품하는 것이 중요한데 인재 육성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어 불량률이 0%에 가깝다"며 "우리 회사를 거쳤던 직원들이 다른 어디에 가서도 자기 역할을 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직원 육성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중소기업들의 이러한 인재 육성 노력이 전반적으로 확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노 연구위원은 "아직 교육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중소기업도 많은 만큼 중소기업의 교육 투자에 대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여전하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 근로자 맞춤형 교육지원을 늘리고 정부가 가진 다양한 교육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광우·백주연기자 pres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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