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고삐를 죄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 이슈를 투자기회로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사업재편이나 부채감축 등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앞으로 수년 내 재무개선과 실적 향상이 가능한 기업에 미리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25일 보고서를 통해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방안 발표, 총선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는 구조조정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며 "구조조정에서 투자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구조조정 전문회사 설립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우선 부채가 없어 재무구조가 건실한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기본적으로 빚이 없는 기업이 재평가 받게 될 것"이라며 "무차입은 해당기업의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부채가 전혀 없는 기업으로는 강원랜드·오뚜기·메디톡스·컴투스 등이 있다.
구조조정 후 실적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에 미리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증권업이 구조조정 이후 빛을 본 대표 산업이다. 증권사들은 2012년 이후 지점 축소와 희망퇴직을 단행한 뒤 실적개선에 성공했고 이는 증시에서 증권업 강세로 이어졌다. 2014년 2월 1,401.79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증권지수는 그해 11월 2,020.77까지 급등했다. 앞으로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으로는 KT·삼성전기·두산인프라코어 등을 꼽았다. KT의 경우 올해 KT렌탈·KT캐피탈 등 비통신계열사를 매각하면서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시킨 바 있다.
NH투자증권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을 주도할 기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사업 재편에 박차를 가했던 SK·삼성SDI·삼성물산·한화테크윈·삼성정밀화학·LG상사 등은 내년 영업이익이 크게 늘거나 적자에서 벗어날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창영기자 k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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