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중소상인회, 시민단체는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살리기 명목으로 열리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행사에서 중소상인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중소상인 대표로 나온 서정래 마포 상암동 롯데복합쇼핑몰 비상대책위원회 망원시장 상인회장은 “산업부와 대기업이 준비하는 행사에 골목상권과 지역 상인들은 애초에 들러리”라며 “정부가 경기 활성화란 이름으로 대기업 중심의 시장구조를 이끌어가겠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제품을 납품할 때 내야 하는 입점 수수료는 전혀 낮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물건을 싸게 팔아야 하다보니 중소상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제품의 가격을 낮춰야 했다”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해 유통업체가 얻은 마진과 중소상인들이 얻은 피해액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미국의 대형마트는 제품을 직접 구매해 팔기 때문에 수량 측정에 오차가 생겨 재고가 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남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블랙프라이데이 때 평소보다 싼 값에 파는 것”이라며 “반면에 우리나라 시장 구조는 다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 상인들이 직접 물건을 가져다가 납품하는 수수료 유통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판매가격 대비 백화점엔 40%, 대형마트엔 30%의 수수료를 내고 있는 실정인데 수수료는 그대로 유지한 채 박리다매 하다보니 대형 유통업체만 이익을 본다”면서 “싼 가격에 소비자들이 백화점이나 마트에 몰리면 인근 중소상인들은 2차 피해를 본다”며 블랙프라이데이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물었다.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시민단체 관계자는 “할인 행사를 통해 내수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이런 구조에서는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유통 구조가 다른데 소비 진작이란 말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도입한 것은 되짚어볼 문제”라고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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