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련 끝에 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성동조선해양 신임 사장에 김철년(61·사진) 전 삼성중공업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과 삼성중공업이 함께 진행하는 성동조선해양 정상화 작업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은 최근 김철년 신임 사장을 내정하고 이달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해 신임 사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성동조선해양은 주총을 위해 지난 11일자로 주주명부를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무난하게 신임 사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년 신임 사장 내정자는 마산고와 부산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 조선해양공학 석사를 받았다. 삼성중공업에 입사해서는 기본 설계 1팀장, 기본설계 담당 등 설계 쪽 부문을 주로 맡아오는 등 뼛속까지 조선 전문가다.
지난 2013년 삼성중공업 부사장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는 삼성중공업 자문역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인사의 배경에는 성동조선해양의 최대 주주인 수출입은행과 삼성중공업이 체결한 경영협력협약이 깔려 있다. 지난 9월 수출입은행과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대 7년간 지원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의 영업, 구매, 생산, 기술 부문을, 수출입은행은 인사, 노무, 재무 등 경영관리를 지원한다. 설계쪽 전문가인 김 사장이 내정된 것도 이런 이유다. 향후 삼성중공업이 갖고 있던 고부가 선박 건조기술과 생산관리 노하우 등이 전수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본격적인 성동조선해양 지원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동조선해양은 신임 사장 선임을 완료한 이후 후속 임원인사 등을 통해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인사로 수출입은행과 삼성중공업이 맺은 경영협력협약 주도권을 삼성중공업이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출입은행은 “삼성중공업 출신과 무관하게 경영진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전문성 등을 고려해 선임했다”고 말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성동조선의 수주잔량은 지난 9월말 기준 170만CGT, 65척으로 세계 11위를 기록 중이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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